가구당 부채 6655만원… 1년새 6.4%↑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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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최대… 재무건전성 악화… 100만원 벌면 27만원 빚 갚는데 써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가 1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계가 세금 등 필수지출을 빼고 남은 가처분소득의 약 27%를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이나 소득에 비해 부채가 더 빠르게 불어나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전국 2만 가구를 조사해 20일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가구의 평균 부채는 6655만 원으로 1년 새 6.4%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13년(7.5%)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하지만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6187만 원으로 같은 기간 4.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금, 국민연금 등 비(非)소비지출을 빼고 실제로 손에 쥔 처분가능소득은 4022만 원(2015년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2.4%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자산과 소득 증가 속도가 부채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저성장이 고착화된 가운데 가계가 초저금리와 부동산 호황에 기대 빚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가계의 재무 건전성이 빠르게 나빠졌다. 가계부채 위험성의 척도로 꼽히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은 26.6%로 지난해보다 2.6%포인트 뛰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계가 100만 원을 손에 쥐면 약 27만 원을 빚을 상환하는 데 쓴다는 뜻이다. 가구당 원리금 상환액(1071만 원)은 올해 조사에서 처음으로 1000만 원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어 가계 빚의 위험도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40대(40∼49세)가 가구주인 가구의 DSR는 30.2%로 전년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연령층에서 유일하게 30%를 넘어선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40대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대출을 늘린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구주 직업별로 보면 자영업자 가구의 DSR가 35.5%로 가장 높았다.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작년보다 3.9% 늘어난 9812만 원으로 1억 원에 육박했다. 직장인(상용근로자) 가구(7508만 원)보다 2300만 원이나 많은 수준이다. 또 문 닫은 자영업자와 은퇴 가구가 늘면서 무직 등이 포함되는 기타 가구주의 부채가 가장 큰 폭(11.9%)으로 늘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부채#상승률#재무 건전성#평균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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