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실업자’ 취업준비생 65만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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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1년 전보다 1만6000명 늘어

 
공식 실업자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사실상 실업자인 고시준비생 등 취업준비자가 지난달 기준으로 65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의 실업 상황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0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는 1년 전보다 1만6000명 늘어난 6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월 기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2003년 10월 34만 명이었던 취업준비자는 2005년 46만30000명, 2006년 52만9000명, 2010년 61만5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50만 명대에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해 63만7000명으로 급증한 뒤 올해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취업준비자는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돼 공식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통계청은 실업자를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사람’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것 자체를 구직활동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취업준비자도 사실상 실업자로 여겨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취업준비자를 실업자에 포함시킬 경우 실업률은 대폭 오른다. 실제 올 10월 취업준비자 등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10.0%로 통계청이 공식 발표하는 일반실업률(3.4%)의 약 3배다. 최근 취업준비자의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체감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엔 취업 준비 양상도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고시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에 다니는 취업준비자는 22만3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3000명 줄었다. 반면 자택 또는 인근 독서실을 이용하는 취업준비자는 4만9000명 늘어난 43만 명이었다. 경제 사정이 어렵다 보니 목돈이 들어가는 학원보다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연령별로는 30대 연령층에서 취업준비자가 특히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관계자는 “청년층의 대학 졸업 연령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데다 고용환경 악화로 취업 준비 시간이 길어진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실업자#취업준비생#청년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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