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나를 키운 8할은 도전과 실행력” 병마-가난 이겨낸 청년CEO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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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타르

 “늘 꿈을 가지세요. 가슴이 뜨거울 정도로 간절하면 이루어집니다.”

 말쑥한 양복 차림의 청년 최고경영자(CEO)가 순천 제일대 대강당에 마련된 연단에 섰다. 곧 세상 밖으로 나갈 청년들에게 그가 던진 화두는 ‘도전’과 ‘실행력’이었다.

 프리미엄 타르트 전문점 타르타르(www.tarrtarr.com)를 운영하는 ㈜바로만든의 강호동 대표. 혈우병을 앓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마케팅회사 CEO로, 또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대표로 성공신화를 일군 이 사내는 늘 아팠고, 배 고팠다.

강호동 대표
강호동 대표


기초수급자 출신, 혈우병 환자에서 디저트카페 체인 대표로


 시련은 다섯 살 때 처음 찾아왔다. 교통사고 후 피가 멈추지 않아 비로소 알게 된 혈우병 판정. 피가 멈추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네 친구들과 학교에서 괴물 취급을 받으며 따돌림을 당했다. ‘거지, 괴물’ 어릴 적부터 따라 다닌 편견은 그를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가난이었다. 월 200만 원이 넘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병을 더욱 키우게 되었다. 어머니는 파출부와 청소부, 설거지 등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지만 녹록하지 않았다. 홀어머니와 함께 지하 단칸방에서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살았던 소년은 가난이 싫어 열여덟 살이 되던 해에 가출했다. 영등포역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던 그는 한겨울 어느 날 새벽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노숙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식용유 통에 불을 지펴 쪼이는 모습을 보고 한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나도 아무 생각 없이 살면 평생 저렇게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하겠구나.” 그날부터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누구보다 악착같이 살았다. 구두닦이부터 택배, 막노동, 설거지, 웨이터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고 빈 곳을 채우려 완벽함을 좇았다. 남들보다 모자란 부분은 매일 도서관, 중고책방을 찾아 책 속에서 해답을 찾았다. 서른두 살 되던 2011년 전남 광주에서 광고회사 ‘이로운 마케팅’을 창립하면서 도전이 시작됐다.

 강 대표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도 ‘도전’과 ‘실행’이다. 늘 꿈꿨고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쉼 없이 도전했다. 맨손으로 시작한 회사는 강 대표의 젊은 열정과 시대에 맞는 트렌디한 마케팅으로 대히트를 쳤다. 신용보증재단 정부자금 1000만 원 대출로 시작해 창업 5년 만에 연 매출 17억 원을 올리는 알짜회사로 성장했다. 강 대표는 순식간에 지역기업들에 홍보마케팅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하루 16시간 이상을 일에 매달려도 여전히 즐겁습니다. 내가 가진 홍보 및 마케팅 능력으로 자영업자들에게 행복을 주고 부족함을 채워주는, 이를 통해 가치 있는 일을 함으로써 보람을 느끼는 것이 저는 너무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혼을 담아 고객 끄는 수제 타르트전문점 ‘타르타르’

 “안정적인 회사를 두고 새롭고 치열한 식·음료 사업을 한다고 하니 모두들 말렸습니다. 이미 포화 시장이 아니냐며 걱정이 많았죠.”

 이미 성공궤도에 오른 이로운마케팅을 바탕으로 수제 타르트 전문 카페 ‘타르타르’를 론칭했다. 가족들과 직원까지 모두 반대했지만 두렵지 않았다. 실패해도 배움이라 생각했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우선 시장을 파악하고 업계의 최고 전문가들을 찾아 나섰고, 1년의 시간을 혹독하게 준비했다. 직원들과 새로운 도약과 비전을 밤낮으로 고민하며 그렇게 탄생한 프리미엄 타르트 전문점 타르타르는 ‘혼을 담은 수제 타르트 전문점’을 표방한다. 이랜드, 신라호텔 출신 수석 셰프의 레시피로 탄생된 타르트는 달콤한 맛과 화려한 모양으로 단번에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전남 담양에서 당일 입고된 제철과일을 활용해 에그·치즈·과일·타르트 케이크 등 32종의 제품을 선보인다. 각 매장에 마련된 오픈 키친에서는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오전과 오후 두 번 한정 수량으로 타르트를 구워낸다.

 지난해 2월 본점인 광주 수완점은 개장한 뒤 SNS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광주지역은 물론 전북 전주신시가지점, 경북 창원의 상남점 등에 이어 8월 문을 연 서울 여의도점과 송파점까지 현재 전국에 25개 가맹계약을 이뤘다. 강 대표는 “올해 안으로 35여 곳, 내년엔 전국 매장을 100여 곳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처음 시작은 회사 한편에 마련된 작은 오븐이 전부였습니다. 회사 안 모든 책상은 온통 연구 중인 빵으로 가득했습니다. 지금은 지점이 늘어난 만큼 광주전남지역 인근 등 가까운 곳에 제2 공장을 세워 추가 생산 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셰프+주부평가단+전문연구진’ 합심해 낳은 전문점

 타르타르는 1년여의 준비 기간 동안 전문 셰프와 주부 평가단,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연구개발을 통해 탄생한 디저트 전문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광주 수완지구 타르타르 본점은 오픈 시작부터 ‘줄을 서는 맛집’으로 불릴 만큼 꾸준한 매출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월 매출 1억20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며 가맹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타르타르의 성공 비결은 맛에 대한 본질을 지키는 것으로 시작됐다. 연구개발(R&D) 팀을 꾸려 매달 1∼2가지 신 메뉴를 개발하고, 일관된 고품질의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매주 1회씩 매장별 품질 및 위생 교육도 꼼꼼히 살피고 있다.

 강 대표는 전국 각지에서 가맹 문의가 들어오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고 점주들과 상생하기 위해 가맹점 수에 제한을 두고 있다. 가맹점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중심 상권에 몰리면 품질관리는 물론 가맹점의 수익 보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홍보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면서 일부 비양심적인 프랜차이즈들의 얄팍한 상술과 본사 위주의 수익구조를 너무 많이 목격했습니다. 타르타르는 신규 오픈으로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닌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를 통한 가맹점주들의 동반성장과 고객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정도경영, 투명경영에 앞장서겠습니다.” 진흙탕 속에서 연꽃이 피듯 절망과 시련을 딛고 도전을 거듭하며 우뚝 선 젊은 CEO의 다짐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타르타르#디저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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