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3차 대전, 현대가 ‘5촌 빅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4일 05시 45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면세점 대전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현대家 삼성동 대결’의 두 후보지, 현대백화점그룹의 무역센터점(왼쪽)과 HDC신라의 현대산업개발 사옥 아이파크 타워. 5촌 지간인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과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같은 지역에서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하게 됐다. 스포츠동아DB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면세점 대전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현대家 삼성동 대결’의 두 후보지, 현대백화점그룹의 무역센터점(왼쪽)과 HDC신라의 현대산업개발 사옥 아이파크 타워. 5촌 지간인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과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같은 지역에서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하게 됐다. 스포츠동아DB
■ 신규사업권 오늘 신청 마감…어느곳이 뜨겁나?

HDC신라,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현대百, 삼성동 무역센터 내세워
롯데·SK 사업권 회복도 초미 관심

“이번에 놓치면 10년을 기다린다.”

지난해 7월과 11월에 이어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사업권을 두고 벌이는 세 번째 대결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관세청은 4일 사업권 신청을 마감하는데, 3일까지 도전의사를 밝힌 기업은 5개.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HDC신라, 신세계DF, 현대백화점 등이다.

이번 신규면세점 사업권은 서울 4곳을 비롯해 부산, 강원평창 지역이 대상이다. 이중 대기업 몫은 서울 3곳이고 나머지는 중견중소기업 대상이다.

2013년부터 5년으로 단축했던 면세점 특허기간은 올해부터 10년으로 늘어났다.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면세점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업계의 요구를 반영했다. 기존 면세점 특허갱신도 최소한의 요건과 심사기준을 충족하면 허용한다. 결국 이번에 진입하지 못하면 정부가 시내면세점 수를 늘리지 않는 한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또 지금과 달리 특허갱신 프리미엄을 가진 기존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

● 잃어버린 영광 재현할까. 롯데와 SK

롯데와 SK는 지난해 11월 각각 월드타워점과 워커힐점의 사업권을 놓쳤다. 이번에 두 기업의 사업권회복 여부가 주목거리다. 특히 롯데가 월드타워점 사업권 재탈환에 성공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문을 닫기 전까지 연매출 6000억원으로 단일매장 매출 3위였던 월드타워점을 재개장하면 롯데는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힌다. 실패하면 면세점업계 판도는 춘추전국이 된다.

롯데는 36년간의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심사배점(총 1000점) 가운데 절반이 넘는 경영능력(300점)과 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그룹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찰수사로 악화된 국민여론이다.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이 최근 기각되면서 한숨 돌렸지만 악화된 그룹 이미지를 복구하는 데는 아직 역부족이다.

SK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면세점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번에도 후보지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이다. 면세점사업에 대한 SK의 의지는 자못 비장하지만, 지난해 심사 때부터 매번 약점으로 꼽힌 관광 상권과 먼 입지의 불리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강남대전.현대가 5촌지간 격돌

이번 면세점 대전의 특징은 5개 기업 중 SK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서울 강남을 후보지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서울 삼성동 지역이 치열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손잡아 건립한 HDC신라면세점은 삼성동 현대산업개발 사옥 아이파크타워를 후보지로 내세웠다.

그런데 범현대가 현대백화점그룹도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나섰다. 유통‘빅3’중 유일하게 면세점이 없는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과 5촌간이다. 두 기업 면세점 후보지들은 채 1km도 떨어지지 않았다. 정부가 같은 지역, 또한 특정 재벌가에 티켓 2장을 허가할 확률이 희박하다고 보면 한 명은 실패의 쓴잔을 마셔야 한다.

일찌감치 면세점 추가진출 의사를 밝히고 반포 센트럴시티를 후보지로 제시한 신세계DF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사업권을 획득하면 신세계 그룹이 7월 획득한 코엑스몰 운영권과 함께 스티필드 하남-삼성동 코엑스몰-반포 센트럴시티 면세점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강남상권 벨트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면세점은 총 49개로 최근 10년간 연 15.1%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9조2000억원으로 세계 1위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