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봇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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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간접 펀드’ 올 57개 신규등록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테마와 넓은 투자 범위, 새로운 투자 기법이 강점인 ‘재간접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각 회사 제공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테마와 넓은 투자 범위, 새로운 투자 기법이 강점인 ‘재간접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각 회사 제공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해외시장에서 판매 중인 펀드에 돈을 넣는 ‘재간접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다양한 테마와 넓은 투자 범위, 새로운 투자 기법이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의 강점이다.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팔리는 재간접펀드도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11년 신규 판매를 시작한 재간접펀드는 25개에서 지난해 107개로 크게 늘어났다. 올해도 이달 22일까지 57개의 재간접펀드가 새로 등록됐다. 재간접펀드란 펀드에 모인 자산을 주식이나 채권이 아닌 다른 운용사가 만든 펀드에 50% 이상 집어넣는 펀드를 말한다. 펀드이지만 다른 펀드에 투자하기 때문에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라고도 불린다.

최근 재간접펀드 발행은 국내 자산운용사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새로 나온 재간접펀드 57개 중 51개가 국내 운용사가 등록한 상품이다. 2011년 25개의 신상품 중 절반이 넘는 16개가 프랭클린템플턴, 피델리티, 이스트스프링, 블랙록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직접 국내에 들여온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하성호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 이사는 “재간접펀드를 통해 외국계 운용사는 직접 판매에 대한 부담을 덜고, 국내 운용사들은 다양한 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며 “재간접펀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시중에 나온 재간접펀드는 테마, 투자 범위, 기법 면에서 기존 펀드와 다른 점을 강조하고 있다. 8일 판매를 시작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픽테 로보틱스’ 펀드는 국내 유일의 로봇 테마 펀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스위스 픽테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픽테 로보틱스’ 펀드는 산업용, 의료용, 가정용 로봇을 생산하거나 관련 기술을 가진 글로벌 기업에 투자한다.

KB자산운용이 내놓은 ‘KB 롬바드오디에 골든에이지’ 펀드는 베이비붐 세대를 테마로 만들어진 펀드다. 스위스 롬바드오디에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이 펀드는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패턴과 연관이 있는 기업을 분석해 투자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들여온 ‘한국투자 SSGA글로벌자산배분’ 펀드는 운용사인 미국 SSGA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최초로 개발한 회사라는 점을 앞세워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 차이나 AMC 중국 롱숏’ 펀드는 중국 증시 종목을 대상으로 롱숏 전략(주가 움직임을 예측한 뒤 적극적으로 매매하는 기법)을 쓰는 유일한 펀드임을 내세우고 있다.

재간접펀드가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투자자의 수요 증가와 자산운용사들이 직접 펀드를 개발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 관련 펀드는 적은 비용으로 직접 투자가 가능한 반면에 선진국은 비싼 주식이 많아 국내 회사가 투자 종목을 발굴하고 관리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 부장은 “선진국 운용사의 펀드들은 오랜 투자 경험을 갖고 있다”며 “직접 상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재간접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검증되지 않은 펀드가 무분별하게 수입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성호 이사는 “현지 운용사의 투자 역량이 어떤지, 펀드의 규모와 역사가 어떤지 따져보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펀드#자산운용#해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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