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 씽씽… 기아차 2분기 깜짝실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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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2분기(4∼6월)에 2010년 이후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8개 분기 만에 최고치다. 전날 현대자동차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터라 현대자동차그룹 ‘한 지붕 두 가족’의 희비가 엇갈렸다.

기아차는 27일 올해 상반기(1∼6월)에 매출액 27조994억 원, 영업이익 1조4045억 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7%, 20.8% 늘었다.

특히 2분기 매출액은 14조4500억 원으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분기별 매출로는 가장 높다. 영업이익 7709억 원도 2014년 2분기 이후 최고치다. 증권가 컨센서스(기대치)인 7307억 원을 웃돌았다.

기아차의 총 판매량은 줄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레저용차량(RV)의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도 올라갔다. 상반기 기아차는 145만6590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152만8192대)보다 판매량이 4.7% 줄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늘었으나 중국 경기 둔화로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다.

기아차와 현대차의 실적 차이는 판매시장, 주력 모델, 결제 방식에서 갈렸다. 기아차는 총 판매량은 줄었으나 K7 등 신차와, 쏘렌토, 스포티지, 니로 등 RV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비중은 늘었다. 반면 현대차는 전통적인 주력 모델인 승용차의 판매 비중이 높았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의 경기침체와 통화가치 하락의 타격도 현대차가 더 많이 받았다. 현대차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모두에 생산공장이 있고, 결제 방식도 현지 통화를 사용한다. 반면 미국, 슬로바키아, 중국, 멕시코에 생산공장이 있는 기아차는 결제도 미국 달러화를 쓴다. 러시아 루블화 약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터라 현지 통화로 결제한 현대차는 원화로 결산하면 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반면 달러로 결제하는 기아차는 달러화 강세 덕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기아차의 호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기아차는 신흥국들의 경기 부진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가 하반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레저용차량#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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