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 시동… 이르면 9월 정식 공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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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은행단 첫 주주회의

올 하반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이 걸린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

13일 KDB산업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첫 주주협의회 실무자회의를 열고 매각 타당성 조사결과를 보고받았다. 조사를 담당한 크레디트스위스는 “지금 매각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채권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이날 보고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내부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채권은행들이 매각에 동의하면 이르면 9월 중 정식으로 매각 공고가 난다.
○ 그룹 재건이냐 해외 매각이냐

채권단에 따르면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과 기관투자가 쪽에서 금호타이어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금호타이어의 매각 금액은 1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금호타이어 재인수는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단계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12월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채권단에 넘어갔다.

박 회장은 2009년 12월 금호타이어와 비슷한 시기에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산업을 지난해 되찾았다. 하지만 금호산업 인수 때 떠안은 5000억 원 규모의 빚 때문에 금호타이어 재인수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당시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우선매수청구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인수했지만 금호타이어 인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달 “우선매수청구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혼자 1조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박 회장이 ‘백기사’를 동원하기 위해서는 우선매수권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 경우 박 회장과 해외 업체 등 사이에 본격적인 인수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 강성 노조 문제 풀어야

금호타이어는 중국 난징(南京), 톈진(天津), 창춘(長春)에 총 4곳의 중국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미세먼지와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새 공장 설립을 제한하고 있다. 인건비, 시장을 따져 봤을 때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은 해외 업체들에 매력적인 매물이다.

세계적으로 타이어 업체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점도 매각에 긍정적인 요소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타이어 업체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중국 국영화학기업 중국화공집단은 지난해 세계 5위의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업체 피렐리를 71억 유로(약 9조226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현재 독일의 콘티넨탈, 프랑스의 미쉐린, 일본의 브리지스톤과 요코하마타이어, 인도의 아폴로타이어 등이 금호타이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강성 노조는 매각에 걸림돌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파업과 환율 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다. 강성 투쟁을 이어 온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해 8월 전면파업을 벌인 뒤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도 연달아 부분파업을 벌이며 일시금 확대 등을 요구했다. 국내 한 타이어업체 관계자는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노조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채권단이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포인트”라며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공장만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난해 타이어업계 매출은 한국타이어가 6조4281억 원, 금호타이어가 3조404억 원, 넥센타이어가 1조8374억 원이다.

이은택 nabi@donga.com·박은서·박창규 기자
#금호타이어#박삼구#금호아시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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