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빵”… 프랜차이즈 빵집의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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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레쥬르 ‘프리미엄 전략’
매장 2곳서 2시간마다 빵구워… 하루 6차례 ‘따끈한 빵’ 선보여

뚜레쥬르 잠실점에서 제빵사가 갓 구워낸 빵을 진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시간마다 다른 종류의 새로운 빵이 나온다. CJ푸드빌 제공
뚜레쥬르 잠실점에서 제빵사가 갓 구워낸 빵을 진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시간마다 다른 종류의 새로운 빵이 나온다. CJ푸드빌 제공
26일 오후 5시 50분 찾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로 뚜레쥬르 잠실점. 매장 문 옆에 있는 모니터 맨 위에는 오후 6시에 새로 구워져 나오는 빵 4개에 대한 표시가 떴다. 오징어먹물치즈식빵, 명란바게트 등 다른 뚜레쥬르 매장에서는 보기 힘든 메뉴가 보였다. 매장에 들어서자 모니터에 뜬 빵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점원들은 큰 소리로 알렸다. “갓 구운 빵”이란 말에 적잖은 손님들이 매대로 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4월 말 문을 연 뚜레쥬르의 실험 매장이다. 실험의 핵심은 2시간마다 새로 구워내는 빵이다. 오전 8시∼오후 6시 6차례에 걸쳐 갓 구운 빵을 내놓는다. 3주 전부터는 오후 9시에 마지막으로 갓 구운 빵을 내놓는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의 김무종 전략지원팀장은 “신선한 빵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크다고 판단했고, 점포당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갓 구운 빵을 공급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매장은 ‘카페 공부족(族)’들을 겨냥해 매장에 긴 테이블을 배치했다. 빵집과 커피숍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다. 뚜레쥬르는 잠실점에 이어 이달 초 경기 수원시 장안구 대평로에 2호 실험 매장(수원정자점)을 열었다.

일정 간격으로 새로운 빵을 구워내고 이를 고객에게 알리는 건 그동안 일부 동네 빵집들의 전략이었다. 주로 가격이 비싼 고급 빵을 파는 곳들이다. 이런 방법은 뚜레쥬르 같은 프랜차이즈 빵집들은 시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갓 구운 빵이 시간이 지나 ‘아까 구운 빵’이 되면 고객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

위험 부담을 안고 뚜레쥬르가 실험에 나선 것은 더뎌진 성장에 채찍질을 하기 위해서다. 뚜레쥬르 매장은 1997년 첫 점포를 시작으로 2000년 203개, 2005년 606개, 2010년 1425개로 빠르게 늘었다. 하지만 2013년 1258개 이후 지난해 말 기준 1286개로 정체에 놓였다. 2013년 2월 빵집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며 점포 수를 늘리는 데 제약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윤미란 뚜레쥬르 잠실점장은 “갓 구운 빵은 다른 빵보다 매출이 2배 이상으로 높게 나온다”며 “매장마다 빵의 종류별로 정확한 수요 예측이 이뤄진다면 충성 고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프랜차이즈#빵집#뚜레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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