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강호인]새로운 주거문화의 시작, 뉴스테이(New Stay)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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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남편 빼고 다 빌려 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렌털’이 대세다. 장난감이나 비데, 정수기는 물론이고 침대 매트리스나 피아노, 심지어 애완견을 빌려주거나 결혼식 부모 역할을 대행해주기도 한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렌터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신차 판매의 3배에 이를 정도다. 목돈 없이 새 차를 장만할 수 있고 세금이나 자동차보험, 정비 등 번거로운 일이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렌털 현상을 ‘공유경제’로 부르기도 한다. 공유경제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소유’를 기반으로 유지돼온 경제가 ‘실용’ ‘합리적인 소비’를 중심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주거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빌려 쓰는 주택,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저금리 등으로 주택 소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역대 최고인 연 11만 채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치 않다. 임대차 시장은 전세에서 월세로 급격한 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임대차계약 중 월세 비중이 갈수록 커져 3월 현재 46.6%(서울은 50.1%)에 이른다.

정부는 이 같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뉴스테이(New Stay) 정책을 도입했다. 뉴스테이 또는 기업형 임대주택은 민간자본을 도입해 짓는 양질의 임대주택이다. 입주자는 최장 8년까지 거주할 수 있고 임대료 상승도 연 5% 내로 제한된다. 민간 사업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규제는 줄이고 부지·기금·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는 확대했다.

뉴스테이는 육아, 청소, 교육, 건강관리 등 종합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임대주택이다. 외국어, 요리, 음악, 미술 등 취미생활 지원 서비스도 받는다. 스마트 오피스, 공동 식당, 카셰어링 등도 도입해 주택을 ‘사는(buy)’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사는(live)’ 공간이 되도록 한다.

국민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작년 12월 위례 뉴스테이는 10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고 나흘 만에 100% 계약이 완료됐다. 기업들의 참여 의사도 높아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지 1∼5차 공모사업에 268개 업체가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호응에 힘입어 뉴스테이 부지를 내년까지 총 13만 채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뉴스테이의 지속적 공급 확대를 위해 연기금, 은행, 보험사 등 재무적 투자자(FI)의 참여도 추진한다.

이 정책은 중산층 주거 불안 해소는 물론이고 ‘맞춤형 종합 주거 서비스’를 통해 임대주택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임대주택의 선진적인 사업 모델과 문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건설사와 주거 서비스 업체들도 임대주택관리 등 새로운 시장 창출의 수혜를 볼 것이다. 이 정책을 통해 중산층 주거 혁신 및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주거문화#뉴스테이#렌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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