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최저가 전쟁 2탄은 ‘분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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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할인 5일 만에 또 포문

“소셜커머스에서 잘 팔리고 있는 상품 중 마트 매출에 영향을 주는 것들 중심으로 최저가 판매를 이어 가겠다.”(이마트 관계자)

“가격이 같다면 소비자들은 대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쿠팡을 선택할 것이다.”(쿠팡 관계자)

대형 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가 이번에는 ‘분유’로 소셜커머스 선두 업체인 쿠팡을 정조준했다. 판매 제품이 점차 서로 중복되고 있는 대형 마트와 소셜커머스 업체 간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 기저귀, 분유로 한판 뒤집기 노리는 이마트


이마트는 18일 최저가로 기저귀를 팔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23일에는 남양 임페리얼XO 1단계(800g·2만4860원), 매일 앱솔루트 명작 1단계(800g·2만3390원), 일동 산양분유 1단계(800g·4만5100원), 파스퇴르 위드맘 1단계(2만500원) 등 분유 15개 제품을 기존 판매가에서 최고 35%까지 낮춘 온·오프라인 최저가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가 최저가로 내놓은 분유는 이마트 분유 매출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대표적 상품들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분유 최저가 판매 약속이 1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매주 온·오프라인 가격 조사를 통해 최저가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와 함께 ‘품절 제로 보상제’를 통해 상품이 떨어져 구매하지 못할 경우 일주일 내에 행사가로 상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마트가 기저귀에 이어 분유까지 최저가 판매를 선포한 것은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가 대형 마트 매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기저귀 매출은 전년 대비 26.3%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쿠팡의 기저귀 매출은 두 배로 늘었다. 이마트 측은 기저귀, 분유를 사러 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면 전체 매출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12조8336억 원으로 2014년에 비해 4290억 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4억 원 감소했다. 반면 2014년 3485억 원이던 쿠팡의 매출은 지난해에 4배 이상인 1조5000억 원(추정치)으로 껑충 뛰었다.

○ 소비자들의 바뀐 구매 패턴이 승부수 될 듯

이마트는 이와 함께 온라인 판매 강화로 쿠팡에 빼앗긴 온라인 판매분까지 회복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23일부터 두 번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김포센터를 본격 가동했다.

서울과 수도권 서부 지역의 배송을 담당하게 될 이곳은 총 5만 개의 상품을 취급하며 하루 최대 2만여 건의 물량을 배송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46% 수준인 당일 배송 비중이 김포센터 오픈으로 5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2020년까지 서울 수도권 내에 총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 센터를 만들고 서울 수도권 내 당일 배송률 100%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쿠팡도 2017년까지 1조5000억 원을 투입해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4배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2014년 3월부터 시작한 쿠팡의 로켓배송은 자체 배송 인력을 채용해 9800원 이상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주문 뒤 24시간 이내에 무료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쿠팡 관계자는 “자체 배송 인력인 쿠팡맨을 현재 3500명에서 2017년까지 1만5000명으로 늘리고 현재 대구, 인천 등에서 14개를 운영하고 있는 초대형 물류센터를 21개로 확대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대형 마트와 소셜커머스 간의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 어디에서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며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열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이마트#분유#최저가#소셜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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