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中 여행-소비株 장기투자 고려할때

현동식 한국투신운용 상하이리서치사무소 소장

새해가 밝자마자 중국 증시는 연이은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등락 때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 발동과 증시 조기 마감 등의 충격을 겪었다. 이 때문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월 한 달 동안 22% 이상 하락해 지난해 8월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락 원인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무너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높고, 투자심리는 위축된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는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일 것으로 보이며, 시장은 정책이나 경제지표 발표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다만 높은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과 쏠림 현상, 높은 주식거래 회전율 등 변동성이 큰 시장의 특성이 여전한 만큼 다가올 춘제(春節·설)나 3월로 예정된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이후 새로운 정책 등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호재가 등장하면 주가가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최근 증시 하락이 환율, 유가, 홍콩 달러 등 외부 변수에 의한 것임을 감안할 때 중국 정부가 어떤 정책으로 맞설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여겨진다.

현재 중국 증시는 바닥에 근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주로 이루어진 중국 CSI300지수는 2008년 및 2012∼2013년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저점보다 낮아졌다. 비록 ‘바오치’(保七·7%대 성장률 유지) 시대가 끝났다고 해도, 중국의 성장이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중국 증시의 반등 가능성이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다.

특히 향후 10년간 중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갈 여행, 소비, 의약품, 엔터테인먼트 등 ‘신경제’ 관련 종목의 하락은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매수 기회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해외여행 출국자 수 증가 추세는 여전하며 화장품 산업과 문화 산업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 산업들의 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을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는 과거 통계와 흐름을 바탕으로 상하이 지수의 범위를 2,000∼6,000으로 판단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즐겨 쓰는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표현을 적용하면, 상하이 지수는 무릎인 3,000 선 밑으로 내려와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두려운 시점이다. 하지만 세계 증시가 늘 하락과 상승을 반복했음을 감안하면 지금은 의연한 태도로 대처할 필요도 있다.

현동식 한국투신운용 상하이리서치사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