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쇼크에 美 증시 급락…전문가 진단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0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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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국제유가가 연일 추락하고 있다. 달러 강세와 수요 부족으로 ‘저(低)유가 쇼크’가 닥치면서 글로벌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6% 하락한 34.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책금리를 0.25% 인상한 16일부터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 기간에 WTI 가격은 7% 떨어졌다. 2004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0.7% 하락한 배럴당 36.88달러로 마감하며 37달러 선을 내줬다.

저유가 쇼크에 이날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산업지수가 2.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1.78%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원자재 시장은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17일 2.53% 폭락했던 국제 금값은 다음날 1.47% 올랐으며, 전날 1.39% 하락했던 국제 구리 값도 18일 3.08%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수그러든 금융시장에 저유가가 가장 큰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강(强)달러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세에,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원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글로벌 디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미국의 원유 수출 재개,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이 영향을 주고 있어 당분간 유가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및 원자재 시장의 불안에 관련 금융상품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8일 현재 국내 주요 원유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40%로 떨어졌다. 금 관련 펀드와 ETF는 최근 1년간 10% 이상 손실을 냈고, 구리 관련 ETF도 같은 기간 20% 이상 손실을 봤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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