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살 때 숫자만 제대로 선택해도 매년 절약되는 금액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7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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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주부 김모 씨(54·여)의 집 가전제품에는 ‘5’라는 숫자가 빠짐없이 붙어 있다. 거실의 스탠드형 에어컨에도, 주방의 10인용 전기밥솥에도, 베란다의 16kg 들이 드럼세탁기에도 어김없이 숫자 5가 보인다. 이 숫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으로 1~5단계로 구분되며 숫자가 클수록 에너지낭비가 심한 제품이다. 5 대신 1이 적힌 제품을 샀더라면 김 씨는 매년 13만 원의 전기료를 아낄 수 있었다.

김 씨는 “친구가 알려줘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운영하는 ‘효율바다 사이트(www.효율바다.kr)’에 들어가 우리집 가전제품의 에너지효율등급에 따른 전기료 차이를 확인하곤 깜짝 놀랐다”며 “진작 알았다면 1자가 찍힌 제품을 샀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자제품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고효율기자재인증, 에너지절약 마크 중 하나가 붙는다. 이른바 ‘에너지 라벨’이다. 그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에너지소비효율등급으로 냉장고, 에어컨, 전기밥솥, 진공청소기처럼 전력 소비량이 많은 가전제품에 부착된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1등급 제품은 5등급 제품보다 전력소모량이 약 40% 적다. 예를 들어 김 씨가 쓰고 있는 5등급의 전기밥솥의 연간 전기사용량은 275.0kWh다. 이에 비해 1등급인 같은 전기밥솥이라면 전력소모량은 187.2kWh다. 하루 두 번 취사기능을 사용할 경우 5등급 제품을 쓰면 1등급제품보다 전기료를 연간 6만 원 이상 더 내야한다. 또 에어컨과 드럼세탁기를 5등급 제품으로 쓰면 1등급을 쓸 때보다 전기료를 연간 3만5000원씩 더 내야한다.

보일러, 조명기구, 환풍기 등 45종류의 건축 설비에는 고효율기자재인증 마크가 붙는다. 각종 설비를 교체할 때 이 마크가 붙은 제품인지 확인하는 게 생활 속 에너지를 절약하는 지름길이다. PC, 모니터, 셋톱박스 등 대기전력(전원을 끈 상태에서 플러그만 꽂아놓아도 소모되는 전력) 소모가 많은 22종류의 가전제품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대기전력 소모량을 검사받는다. 공단의 대기전력 저감 기준(1W)을 통과한 제품에는 에너지절약 마크가, 미달한 제품에는 경고 표지가 부착되므로 절약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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