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원이 애플워치를 사고 싶다면…어떤 선택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0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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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소비할 때 남을 의식한다. 사람은 사회 집단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소비자 역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의 규범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문제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내가 속한 집단의 취향과 충돌할 때다. 삼성전자 직원이 애플이 새로 내놓은 ‘애플워치’를 사고 싶지만 쉽게 사지 못하고 가슴앓이 하는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갈등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최근 토슨대와 켄트대 연구팀은 개인과 집단 간 선호 브랜드가 충돌할 때 개인의 행동을 조사한 논문을 내놨다. 이 논문에 따르면 개인은 사회적 제재의 정도가 강할수록 집단에 순응한다. 반대로 제재의 정도가 낮다면 개인의 선호를 유지했다. 그러나 사회적 제재가 강해도 집단 구성원에게 자신의 선호를 들킬 가능성이 낮을 경우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선택을 하고 이를 숨기려는 ‘이중적 성향’도 나타났다.

이러한 이중적 성향은 소비자 개인이 남을 의식하는 정도에 따라 ‘역U자형’을 나타냈다. 즉, 브랜드 선호도가 충돌할 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이라면 집단에 순응하는 선택을, 남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은 본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을 했다. 남의 시선을 적당히 의식하는 소비자는 자신의 선택을 숨기려고 했다.

이 결과에 비춰보면 집단적 의식이 강한 한국 소비자들은 주변 시선을 의식한 소비나 자신의 선택을 숨기는 이중적 소비행태가 더 많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소비자가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사치성 브랜드라면 한국 시장의 이런 특성을 고려해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

남의 시선을 우려해야 하는 브랜드의 마케터라면 사회적 영향력보다는 개인적 관계 위주의 마케팅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하거나 소비자가 비밀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는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 대책은 고객과의 소통을 늘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소비자가 당당하게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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