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2세는 경기高 - 3세는 경복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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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오너 214명 최다 출신고 보니

우리 회장님은 어느 고교 출신?
경기고가 국내 대기업 오너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등학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평준화’ 세대인 1958년 이후 출생한 오너들로 범위를 좁히면 경복고 출신이 가장 많았다.

18일 기업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193개 그룹 오너 일가 기업인 214명을 대상으로 출신 고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경기고가 31명으로 1위였다.

○ 오너 4명 중 1명 이상은 서울지역 명문고 출신

2위는 경복고(19명), 3위는 서울고(10명)로 조사 대상자의 28%가 전통적인 서울 지역 명문고 출신이었다.

경기고 동문 중에서는 1930∼1950년대 출생한 ‘2세 오너’가 많았다.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을 비롯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김희철 벽산건설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등이 1930년대생 경기고 출신 오너 기업가들이다. 1940년대생 경기고 출신 오너로는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과 이수영 OCI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이 있다. 박진선 샘표식품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1950년대생 경기고 동문이다.

경복고 출신 오너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등이 있다.

서울고 출신 오너로는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 평준화 시절에는 오너들이 많이 사는 동네와 가까운 경복고가 대세

고교 평준화 1세대인 1958년 이후 출생 기업인만 따져보면 경복고가 경기고를 앞질렀다. 경복고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 ‘3세 오너’들을 다수 배출했다. 경기고 출신은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 한 명뿐이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 있는 경복고가 오너들의 자택이 있는 삼청동이나 청운동 등과 가깝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경성고와 신일고, 용산고는 각각 3명씩 오너 기업가를 배출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부호 순위 2위로 떠오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대표적 경성고 출신 오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도 서 회장과 동문이다. 신일고 출신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있다. 정몽진 KCC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용산고 출신이다.

○ 지방 고교는 경남고, 여고는 경기여고

지방 고교 중에서는 경남고가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고병헌 금비 회장, 홍하종 DSR 회장 등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성수 이랜드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졸업한 광주제일고가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여성 오너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경기여고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동문이다. 재계 여성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 자매는 각각 대원외고와 서울예고를 졸업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에는 명문고를 졸업한 오너가 동문 전문경영인을 중용하는 사례가 빈번했지만 평준화 이후에는 학연보다는 능력 위주로 전문경영인을 발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오너#기업#경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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