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모바일IPTV 콘텐츠 가격 2배로 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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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하면 계약해지” 甲질

시청자들에게 보편적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KBS, MBC, SBS)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콘텐츠 가격 인상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기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빌미로 유료방송(케이블TV, IPTV 등)에 콘텐츠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어 ‘갑질’ 논란도 일고 있다.

17일 한국IP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콘텐츠 판매법인인 콘텐츠연합플랫폼(CAP)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에 공문을 보내 모바일 IPTV를 통해 지상파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상품(푹·pooq) 가격을 올리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동안 CAP는 이들 상품을 가입자당 1900원에 공급했지만 다음 달부터는 3900원에 보내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 가격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모바일 IPTV에 대해 지상파 채널 공급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최악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한국IPTV방송협회 관계자는 “모바일 IPTV는 유료 서비스지만 이동통신 요금제에 따라 공짜로 제공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사들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서비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가격 인상안을 수용하기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IPTV 사업자들은 서비스 계약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CAP는 현재 모바일 IPTV에서 ‘푹’ 서비스를 PIP(Platform In Platform) 방식으로 입점시키도록 하고 있다. PIP는 특정 플랫폼 내 별도 구축한 카테고리를 판매자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다. IPTV 사업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선택권에 제한이 있는 셈이다. 게다가 PIP 서비스는 스트리밍 서버 불안정, 실시간 방송 지연 등 다양한 기술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IPTV 사업자들의 설명이다.

모바일 IPTV 상품 가격 인상 외에도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익 극대화 작업을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상파 3사는 케이블TV와 IPTV에 대해 현재 가입자당 280원씩 책정된 재전송료를 400원 이상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료방송이 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프로그램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압박’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런 갈등 상황이 표면으로 드러나 케이블TV에서 지상파 방송 송출 중단 사태(블랙아웃)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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