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2년 만에 평균 5억원 돌파…거래량도 역대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0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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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2년 여 만에 5억 원을 돌파했다. 거래량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주택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다.

10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9999만원이었다. 5월 첫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06%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이미 5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줄곧 5억 원대를 유지하다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던 2013년 4월에 4억8913만 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4억8000만 원대에 머물던 집값은 지난해 10월 4억9000만 원대로 오르며 상승세를 탄 뒤 이달 들어 5억 원을 돌파한 것이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 분위기는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e편한세상 신촌’ 본보기집에는 평일이지만 오전 일찍부터 몰려든 방문객들로 주차장이 가득 찼고 입장을 기다리는 줄도 길었다. 분양 관계자는 “10일까지 사흘 동안 2만5000여 명이 본보기집을 찾았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청약에 나선 아파트 본보기집마다 이런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전세금 상승과 사상 최저 수준인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약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기존 주택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매매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이 많아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면서 매매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동구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평균 2.19% 올라 상승률 1위였다. 고덕주공 2·4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주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다. 강서구(1.77%), 서초구(1.76%), 노원구·성북구(1.63%), 서대문구(1.57%)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매매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12만48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3%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4월 기준으로 최대치다. 1~4월 누적거래량도 39만541건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특히 4월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1%나 늘었다.

특히 서울은 2만325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0% 늘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4월 중에 3452건이 거래돼 80.8% 증가했다.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서 법원 경매에서도 부동산 입찰경쟁이 치열하다.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수도권에서 낙찰된 아파트 1건 당 응찰자가 평균 9.6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1명)에 비해 1.5명 늘어난 것이다. 낙찰가율도 89.6%로 지난해 84.2%보다 많이 올랐다.

하지만 현재의 주택가격 상승흐름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월까지는 저금리 기조에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저가 중소형 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되고 가격도 오르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일부 저가 매물 중심으로 잠시 숨을 고르는 양상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곧 부동산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든다”며 “시장 분위기를 바꿀 촉매가 없으면 거래량이나 가격 상승 모두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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