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1%대 금리, 전세→월세 전환에 기름 붓는 격” 비판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3월 13일 11시 10분


코멘트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혜훈 전 의원은 13일 한국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해 사상 첫 1%대 금리 시대를 연 것에 대해 “가계 부채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비판했다.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흐름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전세를 놓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돈을) 은행에 넣을 이유가 없다고 보고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심지어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전세금을 빼주고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까지 나올 수 있다”며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넣어둘 수 없는 상황인데도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이라면 큰 빚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나중에 전세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우려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1%대 금리가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라고 볼 수 있는 가계 부채를 더 악화시킬 위험이 높다”며 “이게 제일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현재 가계부채가 1100조 가까이 되고 2월에만 4조2000억 원이 느는 등 예년과 비교해 초고속으로 늘고 있다”며 “(가계부채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다. 전세 값이 워낙 오르다 보니까, 집을 살 여력이 있어서 사는 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집을 산다. 문제는 월급이 오르면 다행인데 작년 한 해만 보더라도 실질 임금은 1.3%밖에 오르지 않았다. 소득은 안 오르는데 빚만 많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주택담보대출이 우리나라에서 재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외국 자본 유출 방지를 위해 국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많은 전문가의 예측대로 2~3년 후 집값이 폭락한다면 월급이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빚을 내 집을 산 상당수 서민이 빚을 갚지 못 해 금융시스템이 붕괴하고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설명.

이 전 의원은 “수출 대기업 일부는 좋아지지만 그 과실이 근로자들이나 하청업체로 오지 않는다”며 “반면에, 소비자들은 생활비 부담만 올라가게 되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이번 금리 인하의 문제점을 짚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