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대 기준금리 시대 여나… 12일 韓銀에 쏠린 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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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공포 현실화 우려 커져
“인하 통해 경기 부양 시급” 압력 속 “가계부채 더 늘어날수도” 반대론도

사상 첫 1%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릴까. 12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센 반면 금리 인하의 효과가 불투명한 데다 가계부채를 더 늘릴 수 있다는 반박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 경기부양 위해 금리인하 ‘압박’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2% 오르는 데 그쳤다. 담뱃값 인상효과를 빼면 마이너스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력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 하루라도 빨리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물가나 경제성장률 등이 디플레이션 초기에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낮춰서 경기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고민을 더욱 무겁게 하는 것은 각국의 통화완화 정책이다. 1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 결정을 비롯해 스위스, 중국 등 올해 들어서만 20개국 정도가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았다. 주요국이 금리를 내려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절상으로 인한 한국의 수출 경쟁력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유로존 양적완화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기대가 맞물리면서 유로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한국의 대유럽연합(EU) 수출도 타격을 입게 됐다. 6일(현지 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0853달러로 ‘1유로=1달러’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금리인하 효과 득보다 실”

금리인하의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낮췄음에도 기대했던 경기 부양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금 얼어붙은 소비·투자심리는 노후 및 일자리 불안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지 돈을 빌리지 못해서 생긴 게 아닌 만큼 금리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낮아지면 신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당장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 우회로를 선택해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분기(1∼3월) 경제지표를 면밀히 분석하기 위해서라도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물가 하락에는 유가 하락 등의 영향도 작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한은이 선뜻 금리인하에 나서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디플레이션 우려를 드러내며 한은에 금리인하 압박을 가했지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6일 한은의 금리인하는 “단기적으로 비타민 한 알 먹는 정도”라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기준금리#디플레이션#경기 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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