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가 스마트폰 점유율 9%P 급락 ‘쇼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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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시장까지 中업체 약진
中업체 기술력-유통망 최근 급성장… 삼성 “추격 못할것” 방심에 허 찔려
17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 개최… 갤럭시S6 출시 앞당길 가능성

중국 기업들이 그동안 넘보지 못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까지 공략하면서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고가(高價)로 분류되는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시장(세계시장 기준)에서 삼성전자 판매량이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체 시장 규모는 대폭 커졌지만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세계 시장점유율은 3분의 2 수준으로 급락했다. 삼성전자가 차지하던 몫은 중국 신생 기업들이 잠식했다. 프리미엄 시장을 애플 외 기업에 빼앗기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 프리미엄 시장 ‘삼성-애플’ 양강 구도 균열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 2860만 대였던 삼성전자의 LTE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은 3분기 2760만 대로 줄었다. 중국 시장의 급성장으로 전체 시장 규모는 8880만 대에서 1억1920만 대로 눈에 띄게 늘었지만 전혀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시장 점유율은 23.2%로 전 분기 대비 9%포인트 떨어졌다. 2012년 이후 최저 기록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상반기(1∼6월)와 하반기(7∼12월)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핑퐁게임’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애플도 1년 6개월 만에 20%대 점유율을 내는 데 그쳤다. 대신 ‘비보(Vivo)’와 ‘오포(Oppo)’라는 새로운 중국 기업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20만 원대 안팎의 가격으로 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여느 중국 업체들과 달리 50만 원대 이상 프리미엄 시장을 정조준한다. 레이펑 비보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중저가 가격 경쟁에는 참여하지 않고 브랜드를 차별화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했다.

○ 4분기도 어려워…갤럭시S6 조기 판매 검토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LTE 스마트폰 시장을 빼앗기는 것은 저가 시장을 공략당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 샤오미 등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업체가 부상할 때만 해도 삼성전자에서는 “일시적인 가격 조정 현상”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프리미엄 시장은 다르다. 기술력에 브랜드 신뢰성, 안정적인 유통망까지 모두 갖춰야 하기 때문에 “쉽게 추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비보와 오포는 갑작스레 등장했지만 그동안 치밀하게 준비를 해 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가전 제조·유통 대기업인 ‘부부가오(步步高)’에서 파생된 두 기업은 유통망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수년간 삼성전자 제품을 벤치마킹하며 기술력을 쌓아 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4분기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하면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내년 초 내놓을 전략제품인 ‘갤럭시S6’ 시판 시기를 이전 제품의 경우보다 한두 달 앞당겨 1분기(1∼3월)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 샤오미는 생활가전도 넘봐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우는 샤오미는 중국 가전 시장에도 진출했다. 16일 판매를 시작하는 스마트 공기청정기 ‘미 에어(Mi Air)’는 해외 가전메이커 제품의 4분의 1 수준인 899위안(약 16만 원)에 불과하다.

샤오미는 이미 지난해 스마트 TV ‘미(Mi) TV’를 선보이며 중국 가전 시장에 진출했다. 생활가전 제품 시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으로 켜고 끌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공기 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대기오염 이슈를 잘 파고들었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짝퉁 논란’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태호·김호경 기자 taeho@donga.com
#삼성#스마트폰#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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