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로 싱크홀 해결, 그래핀으로 온실가스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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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서 시장으로]<中>
시멘트 대체할 지반고화제 개발… 이산화탄소는 그래핀으로 분리

‘꿈의 신소재’ 그래핀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을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 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의 한 연구원이 그래핀을 이용해 만든 이산화탄소 분리막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박호범 한양대 교수 제공
‘꿈의 신소재’ 그래핀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을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 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의 한 연구원이 그래핀을 이용해 만든 이산화탄소 분리막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박호범 한양대 교수 제공
지구온난화 위협이 가시화되면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규모 온실가스 발생지인 건설현장과 화력발전소에 적용할 친환경 기술이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지난해 화석연료 연소 등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도보다 2.5% 증가한 370억 t, 지구 온도는 향후 30년 내에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연간 약 7%씩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현상유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전북지역 대학연합기술지주회사와 건축재료 전문업체 씨엠디기술단이 공동 설립한 지안산업은 시멘트를 대체할 친환경 지반고화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반고화제는 싱크홀과 같은 연약지반을 개량하거나 건축 공사에서 토대를 다질 때 사용되는 재료로 대부분 시멘트가 활용된다. 문제는 시멘트 1t을 생산하는 데 약 0.9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 게다가 원료인 석회석을 캐기 위해 산림을 훼손해야 하고, 운송 차량들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한국에서만 연간 200만 t의 시멘트가 지반고화제로 사용되고 있다.

지안산업은 용광로에 남는 찌꺼기인 ‘고로슬래그’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때고 남은 재인 ‘플라이애시’ 등 산업 부산물을 지반고화제로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산업 부산물을 가공 처리해 시멘트처럼 딱딱해지도록 만들어 시멘트를 대체한 것. 문경주 지안산업 대표는 “2016년 3월이면 시험 검증이 끝나고 시판 공장 등이 완공돼 본격적으로 시제품이 나온다”며 “이 연구로 시멘트를 대체하게 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줄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탄소 배출량 증가율 1위’라는 불명예를 떨쳐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걸러내는 ‘이산화탄소 분리막’을 개발하고 있다. 화력발전소 등 이산화탄소 대규모 발생 장소에 적합한 기술이다. 기존 플라스틱류의 고분자 개체 분리막은 투과도와 분리시간, 제조원가 등의 문제로 적극적으로 활용되진 않았다.

박 교수는 그래핀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과정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리막을 개발하기 위해 2012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원천기술을 확보해 관련 기술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싣고 특허권을 확보했다. 박 교수는 “그래핀으로 분리율이 높고 제조원가가 낮은 분리막을 만드는 기초적인 연구를 이미 마무리했다”며 “2017년쯤이면 시제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2020년이면 탄소배출권 제도가 시행된다”며 “한국 고유 기술로 이런 제도적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친환경#싱크홀#그래핀#온실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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