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20년만에 파업 수순… 현대車도 추석前 타결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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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속 경제 악영향 우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추석 전에 마련하지 못하게 됐다. 해당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는 가운데 교섭이 장기화되면서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노노(勞勞) 갈등 등 노조 내부의 정치적 문제로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파업을 가시화했다. 중노위가 15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정당하게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는 앞서 1일 사측이 제시한 안을 거부하고 협상 결렬을 선언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이 파업을 하면 19년 무분규 기록이 깨지게 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해 12년 만에 들어선 강성노조 탓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들은 범현대 기업인 현대차와 비교했을 때 자신들의 기본급과 성과금 등이 적다며 강성노조를 택했다. 이 때문에 노조 집행부도 사측에 강력한 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2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보고대회에서 “실리 노조 12년 동안 회사가 하자는 대로 해왔고 동종사와 현대차보다 임금을 적게 올려줘도 인내한 데 대해 올해는 (회사가) 보답해야 한다”며 “파업 수순을 밟아 임금 삭감과 단협을 개악하는 회사를 심판하자”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2분기(4∼6월)에 1조1037억 원의 ‘어닝 쇼크’급 영업 손실을 낸 가운데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노조 내부에서는 “이왕 이렇게 된 것 느긋하게 나가자”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사는 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 넘어서까지 교섭을 이어가다 현 집행부와 경쟁하는 현장노동조직 소속 조합원들이 교섭장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면서 교섭을 중단했다. 이경훈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은 3일 “일부 현장조직들의 정치적 담합 구조로 교섭이 파행을 겪었다”며 “노조가 단결되지 않는데 회사를 상대로 어떠한 교섭과 투쟁이 의미가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현대차 노조는 추석 전까지 추가 교섭이나 파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지난 쟁의대책위에서 결정된 이번 주 잔업과 주말 특근은 계속 거부할 방침이다.

한편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3일 두 번째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추석 전에 임단협 타결 여부가 결정된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첫 번째 잠정합의안을 반대 62.9%로 부결한 바 있다. 업무 강도에 대한 불만이 높아 현장 조합원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한 노조 집행부는 사측으로부터 부산공장에 30∼40명을 즉시 투입하는 방안 등을 추가로 얻어냈다. 노조는 4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르노삼성차 노조 집행부 선거가 올해 11월이라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 현 집행부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가 현장 조합원의 요구를 추가로 반영한 만큼 이번에는 투표 결과가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현대중공업#파업#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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