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삼성 vs 저가형… 더 치열해진 ‘태블릿 삼국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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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시장, 커지는 싸움

“소비자들이 정확한 용도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태블릿PC가 노트북의 대체품에서 본연의 역할을 갖춘 전자기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태블릿PC 시장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전문적인 작업용 오피스 PC를 대체할 순 없지만 집에서 편하게 누워 영화를 보거나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들고 다니며 웹 서핑을 하는 등 태블릿PC만의 강점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태블릿 시장은 전년보다 약 38% 성장해 세계적으로 2억7070만 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는 이보다 늘어 3억4910만 대가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은 태블릿PC를 새로운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보고 시장 잡기에 나섰다.

올해 1분기(1∼3월) 성적표를 보면 태블릿PC 시장은 ‘삼국지’의 형국을 보이고 있다. 수십 개에 이르던 업체들이 치열한 시장 경쟁을 통해 밀려나고 애플과 삼성전자, 일부 저가형 제품군 간의 3각 구도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12년 두 회사의 연간 시장점유율은 각각 38.5%(애플), 9.7%(삼성전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일찌감치 ‘아이패드’ 시리즈로 시장을 선점한 ‘절대 강자’ 애플에 삼성전자가 뒤늦게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18.9%로 애플(40.4%)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하지만 1년 만인 올해 1분기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애플은 1635만 대의 아이패드를 파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47만 대에 비해 300만 대가량 줄어든 수치다. 시장점유율도 28.4%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400만 대 늘어난 1300만 대를 팔아 22.6%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 격차는 5.8%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애플을 꺾을 수 있을까. 태블릿이 사실상 스마트폰의 확대판인 만큼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도 올해를 ‘태블릿의 해’로 선언하고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도 반드시 세계 1등을 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애플의 유통 및 영업망이 취약한 동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태블릿PC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업체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아수스, 아마존, 레노버 등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아마존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지난해 1분기 190만 대를 판 데 이어 4분기에는 460만 대로 판매량을 늘렸다. 레노버도 같은 기간 90만 대에서 300만 대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브랜드가 없는 저가 조립식 제품(화이트박스)도 여전히 판매량이 많지만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애플#삼성#태블릿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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