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기업의 미래]초코파이의 그 달콤한 맛… 2012년 중국매출 1조원 달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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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곳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주요 사업 부문뿐이었다. 국내 식품업계 중에서는 처음 세우는 기록이다.

오리온의 중국 진출 가속화의 일등공신은 단연 초코파이다. 오리온은 2008년 말 중국 시장에 ‘하오리여우파이(초코파이의 중국 이름)’를 선보이고 현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현재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 초코파이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은 약 1350억 원(지난해 기준)이다. 후속주자들도 쏠쏠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일리톨껌(약 1700억 원)’, ‘예감(약 1400억 원)’, ‘오!감자(약 1350억 원)’ 등이 인기다. 지난해에는 5개 브랜드가 나란히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오리온이 꼽는 중국법인의 성공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품질을 바탕으로 한 현금결제 정착’이다. 1995년 더위에 녹아버린 10만여 개의 초코파이를 모두 소각하는 아픔을 겪은 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여기에 어음 거래가 만연했던 중국에서 현금 거래만을 고집한 것도 안정적인 법인 운영에 도움이 됐다.

두 번째는 ‘인재 육성과 강력한 브랜드 정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 진출 전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 직원을 찾아내고 육성해 기반을 닦은 뒤, 가장 자신 있는 브랜드를 가지고 현지에 진출하는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제로베이스 접근법’이다. 오리온은 그 예로 2008년 초코파이에 도입한 ‘인(仁)’ 전략을 들었다. 초코파이는 한국에서는 ‘정(情)’이라는 부제를 달았지만 중국에서는 ‘인’자를 달았다. 중국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오리온이 중국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은 1993년이다. 국내 제과시장이 규모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중국 베이징(北京)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했다. 1997년에는 베이징 생산기지를 구축했고, 2002년과 2006년에는 각각 상하이(上海)와 베이징에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2010년에는 오리온 중국 생산 기지 중 최대규모의 생산 공장을 광저우(廣州)에 건설했다. 현재는 중국, 러시아, 베트남에 모두 8개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보유한 상태다. 오리온의 해외 매출은 2009년 국내 매출까지 뛰어넘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명실상부 글로벌 제과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제과 사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중국 법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오리온은 2015년까지 1조8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2014년 선양에 새로운 공장을 세우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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