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기업의 미래]현지에 R&D센터 조성해 연구, 신제품 5종 출시… 두산의 힘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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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는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6개의 생산·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3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중국 진출 이후 두산인프라코어는 업계 최초로 2011년 굴삭기 누적 판매 10만 대를 돌파하고 중국 전 지역에 영업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올리며 중국 건설기계 산업을 대표하는 선도업체로 자리잡았다.

현지화와 차별화가 성공 키워드

두산인프라코어는 한중 수교 직후인 1994년 옌타이(煙臺)에 굴삭기 생산법인 ‘두산공정기계(DICC)’를 설립해 중국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캐터필러나 일본 고마쓰 등 세계 최고의 건설중장비 기업보다 늦게 진출했지만 2000년 이후 이들을 제치고 선두 기업으로 올라섰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낯설지만 기회가 있는 중국 시장에 100% 단독 투자하는 공격적 시장 진입을 선택했다.

초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급팽창하는 중국 시장에서는 빠른 의사결정과 공격적 마케팅이 필수라고 판단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후 과감한 투자로 2000년 이전까지 중국에 최대 규모 생산 및 영업 인프라를 구축했다.

사업 초기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기존 제품의 수입 판매에 급급했던 경쟁사와 달리 현지화한 장비들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했다. 선진국보다 훨씬 험한 중국의 작업환경을 고려해 중국 시장에 적합한 중국형 굴착기를 공급했다. 다양한 특수지형에 맞춰 공기가 희박한 고원지역 전용 굴착기, 동북지역 혹한에 맞춘 굴착기 등 현지화된 제품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현지인 중심의 생산 및 영업 조직을 구축했다. 중국 내 주요 대학들을 직접 방문해 우수 인재들을 채용하고 이들에게 다양한 업무와 교육기회를 주며 핵심 인재로 육성했다. 주요 부서의 관리자 업무까지 맡겼다. 영업조직은 신속한 영업망 구축과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한 영업지사를 두고 그 아래 일선 고객을 상대하는 대리상을 배치해 현장 밀착형 영업 조직망을 구축했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차별화 전략이다. 1990년대 중반 자본이 부족해 구매력이 취약했던 대다수 중국 고객들은 현금판매만 고집하는 메이저 회사의 고가 장비를 구입할 여력이 없었다. 또 할부판매 제도도 없어서 새 장비를 구입하기도 어려웠다. 중국 굴착기 시장의 60, 70%를 중고 장비가 차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998년 중국 시장 최초로 할부 판매를 도입했다. 현금이 모자라 구매를 꺼린 잠재고객이 실제 구매고객으로 바뀌어 판매량이 급증했다. 또 철저한 애프터서비스(AS) 제도를 도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반경 150km 이내 장비는 해당 지역 AS센터가 24시간 이내에 커버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더욱 줄여 100km, 12시간 이내에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현지에 뿌리내린 성장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에 맞춰 현지에 대한 투자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2008년 휠로더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이후 올해 초 다양한 고객층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센터를 건립했다. 중국에 진출한 해외 업체 중 휠로더 R&D 센터 건립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처음이다. 이 R&D 센터를 통해 올해 신제품 5기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현지 생산 규모를 2016년까지 4000대 규모로 늘릴 예정이고 이에 맞춰 현지 기술인력 교육과 고객 교육을 위한 기술교육센터를 신축할 예정이다.

중국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200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21개 성(省)과 자치구에 소학교 26개를 지었다. 지금 7개 학교는 건설 중에 있다. 또 2001년 굴착기 누계 판매 5000대를 기념해 5000호기 판매대금 75만 위안을 소학교 건립에 사용했다.

이와 함께 매년 여름 학생들과 교사들을 초청해 베이징 지주회사와 옌타이공장 견학, 임직원 가정에서의 홈스테이 행사, 유명 문화유적지 답사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도 두산 희망소학교의 학생과 교사 57명을 초청해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지주회사와 옌타이 공장을 둘러보고, 만리장성, 자금성 등 문화 유적지를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긴급 구호에도 적극 나서 2010년 4월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칭하이 성 지진 피해 현장에서 신속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2008년 쓰촨 성 대지진 때는 외국 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구조 및 복구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진 발생 3시간 만에 쓰촨 성 주변의 현지 대리상과 구조단을 급파해 구조팀이 사고현장에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총 20여 대의 굴착기가 복구작업에 참여했으며 회사 기부금과 중국 내 법인 임직원 모금을 통해 총 60만 위안을 지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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