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印양품 “브랜드 찾던 한국 소비자, 이젠 스타일 보고 사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 서울 강남에 매장 연 日 ‘無印양품’ 한국법인 야마모토 대표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무지코리아 강남 플래그십스토어(가두 매장)에서 야마모토 유키 무지코리아 대표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무지코리아 강남 플래그십스토어(가두 매장)에서 야마모토 유키 무지코리아 대표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국 소비자들도 이제 브랜드만 보고 무작정 구매하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며 꼭 필요한 제품을 사는 가치소비 시대에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생활용품 업체인 무지코리아의 야마모토 유키 대표(41)는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플래그십스토어(가두 매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소비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무지코리아는 일본 생활용품 및 디자인용품 업체인 무인양품(無印良品)의 한국법인이다.

야마모토 대표는 “소비 행태는 일반적으로 생존을 위한 소비에서 브랜드 위주의 소비를 거쳐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고려하는 수준으로 발전한다”며 “한국 소비자들도 최종 단계에 다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무지코리아는 진출 10주년을 맞는 올해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무인양품은 일본이 브랜드 위주 소비에서 가치소비로 전환되기 직전인 1980년대 슈퍼마켓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생산하며 출발했다. 버블경제가 한창이던 1980년대 후반 독립한 무인양품은 지난해 시가총액 1222억 엔(약 1조4541억 원), 닛케이비즈니스가 선정한 ‘브랜드 재팬 소비자 부문’ 16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일본을 비롯해 미국 영국 등에 585개 매장을 두고 있다.

야마모토 대표는 2010년 무인양품 해외사업부 중국담당 부장을 거쳐 지난해 한국법인 대표로 취임했다. 그 덕분에 한국과 일본, 중국의 소비시장 변화를 잘 알고 있다. 야마모토 대표는 일본과 한국은 가치소비를 하는 라이프스타일 시대라고 규정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와 다른 지역 간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브랜드 시대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기”라고 평가했다.

야마모토 대표는 유니클로, 이케아 등 중저가 브랜드를 잠재적인 경쟁상대로 보면서도 “소비시장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아무리 이케아를 좋아해도 집안의 모든 가구를 이케아로 채우지는 않는다”며 “패션 분야에서도 유니클로 같은 패스트 패션 제품들과 달리 편안함을 주는 소박한 상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양품의 ‘무인’은 제품에 도장을 찍지 않는다는 의미로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독특한 ‘노 브랜드(No brand)’ 정책을 뜻한다. 무인양품은 자사 제품에 상표나 로고를 붙이지 않는다. 브랜드를 새겨 넣어 제품에 없는 가치를 억지로 만들어 내거나 가격을 무리하게 올리지 않는다는 기업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야마모토 대표는 “처음부터 노 브랜드 정책을 유지한 덕분에 고객들과 오랫동안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지코리아는 현재 12개인 한국 매장을 2017년까지 30개로 늘리고, 매출도 지난해 기준 273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21일 여는 529m²(약 160평) 규모의 강남 플래그십스토어를 중심으로 고객들을 공략하면서 특히 25∼35세 고객층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야마모토 대표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점은 지난해 신규 출점한 매장 중에서 하루 평균 매출액이 가장 높아 본사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브랜드#소비자#야마모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