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외향적 판매사원이 꼭 물건 잘 파는 건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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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널워치 심리학

일반적으로 외향적 성격을 가진 사람은 영업을 더 잘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외향적 성격을 가진 사람은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업무에 임한다. 또 매사에 보다 열정적인 태도를 보일 것 같다. 과감성과 열정은 낯선 사람을 자주 만나야 하는 영업사원에게 필요한 자질이다. 영업사원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영업사원 스스로 확신에 차고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이런 이유로 외향적 성격을 가진 영업 직원의 실적이 더 좋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실증적인 연구를 해보면 외향적 성격이 강하다고 해서 실적이 좋다는 증거를 찾기 힘들다. 실제 외향적 성격과 판매량의 관계에 대한 기존 연구 결과들을 분석해보면 둘 사이에 상관관계가 거의 없었다. 통념과 달리 외향적 성격이 판매실적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 양향적 성격 판매사원의 실적이 우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과 애덤 그랜트 교수팀은 미국 통신판매회사의 판매직 사원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판매직원의 외향성과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 정서적 안정성 등 5가지 성격과 판매실적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외향적 성격이 강하다고 해서 직원의 판매실적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외향성이 강한 판매사원은 특정 조사일에 시간당 평균 13만 원 정도의 제품을 팔았다. 반면 내향성이 짙은 판매사원은 시간당 평균 12만 원 정도의 성과를 냈다. 정작 실적이 뛰어난 판매사원은 내향성과 외향성이 중간 정도인 양향적 성격의 사원이었다. 양향적 성격의 판매사원은 시간당 평균 15만 원 정도를 판매했다.

이들의 실적을 3개월간 누적해 계산했더니 외향성이 강한 판매사원은 평균 1200만 원 정도의 제품을 팔아 놀랍게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내향적 성격이 강한 판매사원의 누적실적은 평균 1300만 원이었다. 조사기간을 늘렸더니 내향성의 판매사원이 외향성의 판매사원보다 제품을 더 판 것이다. 내향성과 외향성을 모두 갖춘 양향적 성격의 판매사원은 평균 1600만 원 정도의 제품을 팔았다. 성실성과 친화성, 개방성, 정서적 안정성 등 외향성과 관계가 없는 성격은 판매실적과 별다른 관계가 없었다.

○ 외향성 강하면 고객 의견 잘 못 들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고객을 설득하고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자신 및 제품에 대한 확신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고객의 욕구와 가치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외향적 성격의 판매직원은 자기 자신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품을 팔 때에도 고객 관점보다는 자신의 관점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또 외향적인 사람들은 타인에게 주목받기를 원한다. 반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려는 자세는 부족하다. 주목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고객의 말을 잘 들어주기보다는 자신이 말할 기회를 더 많이 가지려고 한다. 이런 성향 때문에 외향성이 높은 영업사원은 상품의 장점만 열정적으로 늘어놓을 뿐 고객에게 질문하거나 고객의 상황 및 의견을 듣는 데 소홀하기 쉽다.

또 영업사원이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지나치게 강한 확신과 열정을 보일 때 오히려 고객들은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영업사원이 고객을 강하게 설득할 때 고객에게는 방어심리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고객들은 스스로 구매 결정을 하고 싶어 한다. 이런 고객들은 판매원의 강한 설득에 반발 심리를 가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외향성은 일정 부분 판매에 도움이 되지만 어느 정도 선을 넘을 때는 오히려 판매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대부분 사람은 판매왕에 적합한 성격 가져

영업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성격이 지나치게 외향적이면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지나치게 강한 확신과 열정은 고객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에 적합한 성격은 내향성과 외향성이 함께 있는 양향적인 성격이다. 양향적 성격의 판매사원은 적절한 수준으로 외향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낯선 사람과 잘 어울리고 내향적인 모습도 갖추고 있어서 고객의 목소리도 잘 들을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희소식이다. 통계적으로 대다수의 사람은 내향성과 외향성을 함께 갖는 양향적 성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뛰어난 판매 실적을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안도현 경희대 공존현실연구팀 선임연구원  
정리=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29호(2013년 5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선택 단순화, 기업 성공의 지름길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쇼핑객들에게 무료로 잼을 나눠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6종류의 잼을 나눠주자 40%의 행인이 행사 부스로 다가왔다. 이 중 30%가 실제로 잼을 구매했다. 나눠주는 잼의 종류를 24가지로 늘렸더니 행인 중 60%가 부스로 와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잼을 구매한 행인은 3%에 불과했다. 지나치게 다양한 선택안은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실행력을 떨어뜨린다. 복잡하고 상충된 상황에 놓이기 쉬운 기업은 의도적으로 목표와 행동규칙을 단순화해야 한다.


갈등 원인 알아야 정답 찾는다

▼ 전략적 사고


코감기에 걸리면 이비인후과에, 소화가 안 되면 내과에 간다. 골절상을 입었으면 정형외과를, 외모가 마음에 안 들면 성형외과를 찾는다. 혹시 목감기에 걸렸는데 피부과에 가는 사람이 있을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정신과’나 찾아가라고 할지 모른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원인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 우리가 목감기에 걸렸을 때 피부과 아닌 이비인후과에 가는 것은 정확한 진단을 듣기 위해서다. 살면서 부닥치는 다양한 갈등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갈등의 원인을 다름, 구조, 이해관계, 해석으로 나눠 접근하면 더 효율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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