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차범근 금난새 박동훈 세남자의 폴크스바겐 스토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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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은 외관… 장인정신… “우리의 동반자 페이톤”

왼쪽부터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 지휘자인 금난새 창원대 석좌교수,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왼쪽부터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 지휘자인 금난새 창원대 석좌교수,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세 남자가 한 자리에 모였다.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과 지휘자인 금난새 창원대 석좌교수,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큰 연관성을 찾기가 힘들다. 이들이 서로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달 22일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클래식 공연 ‘2013 제주 뮤직 아일 페스티벌’은 올해 9회 째를 맞았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국내 유일의 실내악 페스티벌이자 음악가와 기업가, 외교사절 등이 서로 교감하고 협력하는 만남의 장이다. 폭스바겐코리아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이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 금난새 교수가 이 공연의 기획을 맡고 있다.

아름다운 관현악의 선율이 울려 퍼지는 제주도의 깊은 밤. 세 남자는 공통의 관심사인 자동차를 화제로 올려 이야기꽃을 피웠다.

차범근 감독과 금난새 교수, 박동훈 사장은 모두 폴크스바겐의 대형세단인 ‘페이톤’을 이용한다. 그들이 느낀 페이톤의 매력을 살펴본다.

‘차붐’의 車, 페이톤

“내 성이 차(車) 씨 아냐. 어릴 때부터 자동차가 그렇게 좋더라고.”

차 감독은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 태국 방콕에 원정경기를 갔을 때 폴크스바겐을 처음 접했다. 도로 위를 달리는 딱정벌레 모양의 ‘비틀’은 어릴 적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던 그의 눈에 유독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차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 독일을 찾았을 때 페이톤을 시승할 기회를 얻었다. 폴크스바겐은 야심 차게 개발한 고급 세단인 페이톤을 아무에게나 빌려주지 않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독일인들의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차붐’은 어렵지 않게 페이톤의 키를 받았다.

독일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 시속 230km까지 속도를 올리며 차 감독은 연신 탄성을 내뱉었다. 그는 곧바로 페이톤을 구입했다. 현재는 단종된 12기통 4륜구동 모델. 그는 여전히 이 차를 소장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2010년 신형 페이톤을 한국에 출시하면서 차 감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박 사장은 “차 감독만큼 적합한 인물이 없었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폴크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아렉’도 소유하고 있다.

‘장인의 혼’에 매료돼


독일 베를린국립음대에서 유학하던 시절, 금 교수에게 폴크스바겐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는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의 홍보대사 제의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는 “자동차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페이톤은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금 교수는 8년 째 페이톤을 이용하고 있다. 상임지휘자로 있는 인천시립예술단의 연습을 위해 일주일에 3회 정도 페이톤을 타고 이동한다. 가끔은 직접 운전대를 잡는다. 그는 페이톤을 타면서 묵직하면서 부드럽고 정숙한 승차감에 매료됐다. 독일의 대표적인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가 떠올랐다고 한다. 단 하나의 음도 소홀하게 여기지 않는 브람스와 독일 장인의 혼이 담긴 페이톤은 닮은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수입차 1세대’인 박 사장에게 2005년 페이톤의 한국 시장 출시는 큰 모험이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폴크스바겐의 이미지는 딱정벌레차 ‘비틀’과 같은 중소형 자동차 브랜드로 굳어져 있었다. 고가의 최고급세단인 페이톤의 진수를 알려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박 사장은 독일 드레스덴 공장에서 100% 수제작으로 생산되는 페이톤의 품질을 믿고 승부수를 걸었다. 예술 및 스포츠 부문의 거장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VIP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 마케팅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페이톤은 꾸준한 판매가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폴크스바겐 브랜드의 국내 입지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세 남자의 대화를 들으며 조금씩 공통점이 드러났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기까지 심혈을 기울여 우직하게 노력해 왔다는 점이다. 외관이 화려하진 않지만, 품격과 장인정신을 담은 페이톤을 이들이 동반자로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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