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삼형제 “3년연속 무역 1조달러 걱정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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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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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전화-기계-석유화학 ‘흑자 효자’ 기대

1일 오전 1시 반 인천국제공항. 정보기술(IT) 관련 화물을 실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OZ987편이 밤하늘을 가르며 상하이(上海) 푸둥국제공항을 향해 힘차게 이륙했다. 2013년 들어 처음 출발하는 화물기의 조종간을 잡은 오세국 부기장(43)은 “밤을 꼬박 새워 몸은 피곤하지만 새해 첫 비행에 나서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올해는 경제가 좋아져서 운행하는 화물기마다 한국의 수출품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만선(滿船)의 꿈을 실은 대한민국 무역호(號)는 새해 벽두부터 힘차게 세계로 나간다. 올해에는 하반기에 경기가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수출, 수입이 모두 소폭 늘어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약 1060조 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와 기계, 석유화학 제품이 올해 한국 수출의 ‘효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이상 무(無)’

조영태 지식경제부 수출입과장은 “큰 이변이 없는 한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경제상황은 여전히 어렵지만 신흥 개발도상국의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다.

지경부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4.1% 증가한 5705억 달러, 수입은 5.0% 늘어난 5455억 달러로 250억 달러 정도 무역수지 흑자를 낼 것이라고 1일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무역수지 흑자액이 36억 달러 줄어든다는 뜻이지만 경기가 나아질 때 늘어나는 원자재 수입, 소비심리가 회복될 때 확대되는 소비재 수입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지난해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무역을 지탱한 지역은 중동, 동남아시아였다.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는 일반기계, 석유제품, 전자부품 등의 품목이 고르게 수출 호조를 보이며 2011년 대비 9.9% 증가했다. 오일달러로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는 중동은 주요 지역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12.4%)를 보였다.

한국의 수출 중 신흥국 비중은 2006년 62.5%에서 매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72.8%까지 늘었다. 송송이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 유럽 등으로의 수출은 미약한 회복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나 중국 중동 아세안 등 신흥국 경기는 투자심리 회복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휴대전화·기계, 수출 ‘쌍끌이’ 나선다

품목별로는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와 일반기계가 수출의 ‘쌍끌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선통신기기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업체의 국제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올해 대비 7% 이상 수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지경부는 내다봤다. 일반기계는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미국·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출 증가세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29.8%나 줄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선박류는 기존에 연기됐던 물량 인도가 활발해지고 해양플랜트 수출이 늘어 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반면 철강제품은 세계적 공급 과잉 심화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수출 여건이 좋지 않은 편이다.

한편 2012년 한국의 전체 상품수출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5482억 달러, 수입은 0.9% 감소한 5195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무역수지는 286억 달러 흑자를 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휴대전화#수출#무역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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