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가장 큰 위협… 저금리 기조 심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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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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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주요 은행장 9명 집중설문… 내년 한국경제는?


주요 은행장들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 안팎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에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가계부채를 꼽았고 기준금리는 올해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국책은행장과 시중은행장 9명은 동아일보 경제부가 실시한 2013년 경제 전망 등에 대한 설문에서 이같이 답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관련해서는 강만수 KDB산은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2.0∼2.5%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윤용로 조준희 행장도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순우 신충식 김용환 민병덕 김종준 하영구 행장은 3%대 성장률을 기대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1%)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내년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보다 조금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국내외 요인을 한 가지씩 꼽아달라는 질문에 9명 중 6명이 대내 요인으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이순우 행장은 부실 여신 증가 △김종준 행장은 성장률 하락 △하영구 행장은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라고 대답했다.

대외 요인으로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국책은행을 이끌고 있는 강만수 회장과 김용환 행장은 각각 ‘외환·금융시장 불안’과 ‘세계 각국의 환율전쟁’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내년 경제 기상도를 묻는 질문에는 5명이 ‘흐린 후 맑음’을, 4명은 ‘흐림’을 꼽았다. 설문에 응답한 은행장 9명 모두 내년 초반에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경제 저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김용환 하영구 행장은 1분기를, 강만수 조준희 신충식 행장은 2분기를 저점으로 예상했다. 김종준(3분기) 윤용로(3분기 혹은 4분기) 이순우(4분기) 행장 등은 하반기나 돼야 저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2.75%인 기준금리와 관련해서는 ‘동결’을 전망한 김종준 행장을 제외한 8명이 모두 내년 중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하 폭은 ‘한 번에 0.25%포인트’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총 0.50%포인트)’로 엇갈렸다. 신충식 NH농협은행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경기 부양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둘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위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1050원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1000원 밑으로 하락(원화 가치 상승)할 것으로 보는 행장은 한 명도 없었고 11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이도 신충식 행장이 유일했다.

내년 은행 경영과 관련해 가장 큰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7명이 수익성 및 건전성 유지라고 대답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순이자 마진 축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가계부채 부실로 건전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수익성과 건전성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모든 은행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내년 한국 금융권이 주목할 주요 이슈는 저성장과 저금리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와 리스크 관리를 꼽을 수 있다”며 “한국 경제가 일본과 같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가에서 최고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한 질문에 응답한 5명 모두 “국내외 금융정책을 통합 관리하는 ‘금융부’ 신설에 찬성한다”고 대답했다. 금융감독원을 소비자감독기구와 건전성감독기구로 나누는 방안에는 5명 중 4명이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황진영·황형준 기자 buddy@donga.com
#가계부채#저금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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