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발 편집숍 ‘슈마커’의 이창열 사장(64·사진)은 공학도 출신이다. 1970년대 동양화학공업에서 옥시크린, 습기제거제인 ‘물먹는 하마’, 식품포장제품인 ‘크린랲’을 개발했다. 그가 회사를 나와 2007년 신발 편집숍인 슈마커의 최고경영자(CEO)를 맡는다고 했을 때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로부터 5년 뒤 이 사장은 국내에 진출한 ABC마트(일본) 풋라커(미국) 인터스포츠(유럽) 등 해외 신발 편집숍 틈바구니에서 슈마커의 매장 수를 국내 최다인 196개로 늘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에 진출해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등 12곳에 매장을 열었다. 중국 내 다른 신발 편집숍보다 2∼4배 큰 대형 매장이라는 점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슈마커의 중국 매출은 매달 10%씩 늘고 있다.
중국 진출과 함께 그가 시작한 사업은 신발사업과 동떨어진 외식업.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비바폴로’ 매장을 연 것이다. 비바폴로는 마르코 폴로가 1275년 중국 원나라 황제인 쿠빌라이 칸을 만나 중국식 누들을 맛본 후 스파게티를 만들었다는 설에 착안해 동양인의 입맛에 맞는 스파게티 레스토랑을 표방했다. 비바폴로를 통해 아직 스파게티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신발 편집숍과 외식업의 만남에 대해 이 사장은 “운동화가 출퇴근 때도 신을 수 있는 일상 제품이 된 것처럼 스파게티도 매끼 접할 수 있는 먹거리가 됐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스파게티 음식점도 여러 사람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바폴로는 토마토소스 간장소스 크림소스 등 각종 소스를 선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다양한 상품군을 판매하는 멀티숍과 얼핏 상관없어 보이는 이종(異種) 사업들을 동시에 하는 게 살아남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미래에 어떤 사업에 뛰어들지에 대해서만 연구하는 신사업팀을 사내에 꾸리기도 했다.
“제가 개발했던 크린�과 옥시크린 모두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상품이었습니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어요. 세상에 없던 것을 ‘발명’하는 것보다 이전에 있던 것에서 새로운 사업성을 ‘발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비바폴로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등 국내에 세 곳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슈마커와 함께 중국에 매장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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