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기차에 팔도특산물 실었더니 3년새 관광객 7배 ‘대박’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 특성화사업 성공한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은 전통과 현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작은 사진은 시장입구 모습.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 특성화사업단 제공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은 전통과 현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작은 사진은 시장입구 모습.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 특성화사업단 제공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직면한 고민이란 다종다양하지만 결국엔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진다. “보다 많은 외지인이 우리 고장을 찾았으면….” 방문객이 늘어나면 경기가 활성화되고 자연스레 주민의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 여러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문화축제나 경진대회 또는 특산품을 비롯해 대표 브랜드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는 이유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인구 3만 명의 초미니 지자체 전남 곡성군의 고민도 이와 유사했다. 문제는 곡성군은 명승고적도 없고 그럴싸한 관광단지도 전무한 ‘소박한’ 농촌마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꼼꼼히 살펴보면 섬진강기차마을, 도림사, 압록유원지 같은 관광지와 ‘증기기관차’와 ‘심청이’라는 유무형의 특색 있는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었다. 마침 청정지역을 여행하는 에코투어와 섬진강변을 따라 즐기는 추억의 증기기차 여행이 대도시 관광객의 호기심을 끌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주민들의 진짜 고민이 시작됐다. 곡성 지역에 산재한 관광자원을 보다 유기적으로 엮어낼 뿐만 아니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게 무엇일까. 그래서 찾아낸 정답은 풍성한 먹거리와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는 전통시장의 부활이었다. 전통시장 자체를 관광자원으로 만들 수 있다면 기존의 관광자원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란 희망을 품었다.

물론 곡성군과 시장상인회 사이의 지루한 협상이 없지 않았지만 2009년 곡성5일장(3일, 8일장)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런 희망 때문이었다. 107억 원을 투입해 시장의 내용과 형식을 바꾸는 대역사였다. 그 덕분에 관광객들은 KTX 곡성역과 섬진강기차마을에서 불과 1km 떨어져 있는 시장을 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명패도 바꿔 달았다. 1956년 이후 줄곧 사용된 ‘곡성5일장’이란 이름을 버리고 히트상품인 인근 ‘기차마을’의 이름을 빌려왔다. 그 결과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이라는, 조금은 어색하지만 한번 들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명물로 재탄생했다.


곡성시장의 개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일장의 전통은 살리되 주말 관광객을 맞이해 토요일마다 대규모 장을 추가로 개장한 것이다. 노점상의 매대는 아예 곡성을 상징하는 ‘기차 콘셉트’로 제작했고, 도시 관광객들의 향수를 자극할 음식을 배치했다. 심청쌀, 곡성멜론, 느타리버섯 등의 지역 특산품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팔도특산품대전’을 개최해 외지인들의 이목까지 집중시켰다.

변화가 시작됐다. 2008년도에는 하루 평균 3500명에 그치던 시장 방문객이 2011년도에는 4500명으로 늘어났으며 매출액도 연평균 9.1%씩 증가했다. 드디어 2011년, 곡성군을 찾은 관광객 수는 사상 최초로 200만 명을 돌파했다. 2008년 32만 명의 7배 가까이로 늘어난 수치다.

상인회도 꾸준히 노력했다. 시장상인회는 지난 6년간 꾸준하게 자체 상인대학을 꾸리고 마케팅활동 역량을 축적했다. 또한 자매결연한 다른 지역 모범시장을 벤치마킹하며 시장 혁신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은 중소기업청에서 시행하는 2012년 특성화 시장 육성사업에 ‘2012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뒤따랐다.

백태순 상인회장은 “그간 섬진강 기차마을과의 연계 강화나 토요시장 팔도특산품 판매 등의 외형 확장에 집중해왔다”면서 “자그만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전남지역의 중심 관광상품으로 발전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대한민국 전통시장 자립화의 대표 성공모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곡성기차마을이란? ::

전라선 복선화 공사로 폐선이 된 옛 전라선(옛 곡성역∼가정 간이역) 10km 구간을 활용해 38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관광용 증기기관 열차를 운행하는 사업. 섬진강과 국도 17호선을 따라 달리는 관광열차 재미가 특별하다. 관광객들은 철로 위를 직접 달려볼 수 있는 레일바이크 등의 다양한 연관체험도 할 수 있다. www.gstrain.co.kr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곡성군#섬진강기차마을#도림사#압록유원지#팔도특산품대전#시장상인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