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무상보육제, 복잡해도 너∼무 복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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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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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 미래전략硏 설문조사
영유아 엄마 20명 중 1명만 “보육료-양육수당 차이 안다” 80%가 “현행제도에 불만족”
전문가 “아동수당제 도입해야”

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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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내년부터 만 0∼2세에 대한 무상보육을 폐지하겠다는 의견을 밝히자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일제히 반발했다. 제도 그 자체에 대한 찬반을 떠나 민생과 직결된 정책을 시행한 지 6개월 만에 폐기하겠다고 나선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무상보육제도를 확대하려는 국회와 폐지하려는 정부 간의 줄다리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혼란스럽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무상보육 정책이 시작부터 문제점을 안고 태어났다고 지적한다.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제도가 너무 복잡하고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전문가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며 “특히 보육료는 보육시설을 통해 지원하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체감도 역시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수조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정책인데도 시행 전에 제대로 된 수요 예측도 없었고, 또 정책의 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이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돕지 못해 정책의 비효율성이 가중되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가 지난달 여론조사 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 0∼5세 자녀를 가진 여성 15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현 보육정책의 골격인 ‘보육료’와 ‘양육수당’의 차이를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스무 명 중 한 명꼴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 10명 중 8명은 현행 제도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복지정책 같은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제도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제도 자체가 단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급한 제도 시행에 따른 부작용도 나왔다. 대부분의 아동복지 전문가들은 만 2세 미만은 정서 발달을 위해 집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하지만 엄마들 사이에 무상보육 혜택을 받지 못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만 2세 이하 영유아가 지난해 65만 명 수준에서 올해 6월 말에는 78만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9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무상보육 제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동아일보 기고에서 “충분한 검토 없이 급조된 현행 무상보육 체계는 부모의 역할과 선택권을 제한해 아이와의 세대 간 단절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도입한 ‘아동수당’제도다. 보육원 이용료를 전액 국가가 내주는 현행 방식 대신, 부모에게 직접 소정의 금액을 직불카드 형태로 지원해 보육비나 육아용품 구매 등 원하는 곳에 쓰도록 하는 방안이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5호(2012년 10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행복한 고객 한 명의 놀라운 힘

▼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


한 여성이 맥도널드에 트윗을 보냈다. “맥도널드, 울버린 장난감을 원하는 우리 아이가 리틀리스트 펫숍 애완동물 인형을 받고 얼마나 실망했는지 알아요?” 그 여성은 아들을 위해 해피밀 세트를 주문했지만 여아용 장난감을 선물로 받았던 것이다. 상황을 파악한 맥도널드는 남아용 장난감을 보내줬다. 알고 봤더니 그 여성은 매달 약 5만 명의 방문자가 찾는 블로그 운영자였다. 이후 그 여성은 맥도널드의 지지자로 거듭나 트위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맥도널드를 옹호해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 단 한 명의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면 얼마나 놀라운 일이 생기는지를 보여주는 예다. 소셜 비즈니스 기법을 활용했을 때 발생하는 과제와 기회를 이해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있는 3500명가량의 기업 임원, 관리자,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드러낸 요구와 숨어 있는 욕구

▼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퇴근 후 녹초가 된 몸을 소파에 누이려는데 아내가 말을 건다. “여보, 요즘 애들이 너무 말을 안 들어. 그리고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지 요새 머리가 너무 아파.” ‘나도 힘들어 죽겠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꾹 참고 “그래? 내일 병원에 가봐”라고 했다. ‘고마워’라는 말을 기대했지만 아내의 얼굴에서 고마움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그 대신 부인은 잔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뭐가 문제였을까. 아내에게 ‘머리가 아프다’는 건 하나의 ‘입장’일 뿐이었다. 진짜 원하는 것, 즉 아내의 ‘욕구’는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시달리며 집안일 하느라 너무 힘들었다’는 것을 남편이 알아주길 바랐던 것이다. 협상을 할 때 겉으로 드러난 상대의 입장만 봐서는 안 된다. 숨어 있는 상대방의 욕구를 알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무상보육#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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