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환 아이리버 대표 “성공-실패 다 잊고 휴대용 오디오로 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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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환 아이리버 대표는 “과거의 영광을 잊고 혁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이리버 제공
박일환 아이리버 대표는 “과거의 영광을 잊고 혁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이리버 제공
2000년 MP3플레이어 국내시장 60%, 세계시장 20%를 점유했던 기업, 2003년 코스닥시장 상장 첫날 주가가 10만5200원에 이르렀던 유망기업, 2005년 모델들이 사과를 깨무는 광고를 내보내며 애플과 한판 붙어보겠다는 의욕을 불태운 기업. 아이리버 얘기다.

그러나 아이리버는 MP3플레이어와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시장을 스마트폰에 빼앗기며 소비자들에게 점점 잊혀가는 존재였다. 경영실적 역시 오랫동안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런 아이리버가 지난해 9월 박일환 대표 체제로 새 출발 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리버의 침체는 정보기술(IT)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과거의 영화(榮華)를 잊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각오를 다졌다. 더이상 혁신에 머뭇거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 13분기 연속 적자 종지부 찍다

아이리버는 3년이 넘는 기간인 13분기 연속 적자에 시달렸다. 그러다 1분기(1∼3월) 7억 원 영업이익을 냈다. 2분기에도 호조를 이어가 상반기(1∼6월) 11억4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박 대표는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불확실한 외부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사업 다각화 노력을 기울인 덕”이라며 “과거 많은 분들이 심고 가꿨던 것들을 일부 수확한 것”이라고 말했다.

흑자전환의 공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렸지만 박 대표는 취임 후 여러 신사업을 추진하며 사업구조를 바꿔 놓고 있다. KT에 유아용 로봇인 ‘키봇’을 납품했고, 전자책과 IT 액세서리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그 덕분에 2008년까지 회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했던 MP3플레이어 사업의 비중을 올해 상반기 13%로 크게 떨어뜨려 ‘탈(脫)MP3P’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뮤직 플레이어 사업은 계속할 것”

아이리버의 휴대용 오디오 ‘아스텔앤컨’. 크기는 작지만 음질은 수천만 원대 오디오와 견줄 만하다. 아이리버 제공
아이리버의 휴대용 오디오 ‘아스텔앤컨’. 크기는 작지만 음질은 수천만 원대 오디오와 견줄 만하다. 아이리버 제공
박 대표는 10일 국내 최초로 스튜디오 마스터 퀄리티 음원(MSQ)의 재생이 가능한 휴대용 오디오 ‘아스텔앤컨’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MP3플레이어와 비슷한 모양과 크기이지만 음질이 수천만 원대의 오디오에 비해 손색이 없다. 박 대표는 “이 제품을 통해 스튜디오에서 가수들이 녹음한 음질 그대로를 소비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제품 개발 배경에 대해 그는 “대부분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지만 최근 최고급 헤드폰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나 아이돌 그룹 빅뱅이 한정판 LP음반을 낸 것을 보고 좋은 음질에 대한 욕구는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보다 MP3플레이어 사업을 통해 쌓은 기술력을 고성능 오디오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1년 동안 개발한 아스텔앤컨은 그동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아이리버가 반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만든 박 대표의 히든카드라고 아이리버 관계자는 귀띔했다. 아이리버 홈페이지(www.irivermusic.com)를 통해 MQS 음원 판매에도 나선다.

박 대표는 “MP3플레이어 의존도를 낮추지만 우리 회사의 근간인 뮤직플레이어 사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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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휴대용 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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