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하나은행 “서민에 좀 더 쉬운 혜택 주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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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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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92억… 224억… ‘새희망홀씨대출’ 취급 실적 변화

김종준 하나은행장(왼쪽에서 두번째)이 7일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과 마포시장을 방문해 하나미소금융재단의 영세상인 대상 자립지원 대출 상품을 알리고 즉석에서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김종준 하나은행장(왼쪽에서 두번째)이 7일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과 마포시장을 방문해 하나미소금융재단의 영세상인 대상 자립지원 대출 상품을 알리고 즉석에서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하나미소금융재단이 지원해준 자금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9월 7일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뜻밖의 감사 인사를 받았다. 남편을 잃은 뒤 20년간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딸의 뒷바라지를 해왔다는 40대 여성은 “미소금융이 지원해준 돈으로 지금은 안정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김 행장에게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 행장은 “영세상인이나 서민이 좀 더 쉽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대출이자와 은행 수수료도 더 인하하겠다”고 답했다.

○ 서민금융 종합대책으로 포괄지원

김 행장의 약속은 이달 3일 하나은행이 발표한 ‘서민금융 종합대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하나은행은 먼저 서민 전용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최고 금리를 14%에서 12%로 2%포인트 내렸다. 연체 없이 상환하면 낮춰주는 우대금리도 최고 2%포인트에서 3%포인트까지 확대해 우대금리를 모두 받는다면 최저 5%까지 금리를 내릴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은 신용등급이 떨어져 은행을 이용할 수 없게 된 서민들을 대상으로 최대 1000만 원까지 연 8∼14%의 금리로 빌려주는 소액 신용대출 상품도 이달 중 내놓을 계획이다.

자체 프리워크아웃 대출상품도 곧 나온다.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인 대출자는 물론 실직 또는 퇴사, 신용등급 하락, 채무과다 등으로 연장이 불가능한 대출자까지 대상을 넓혀 최장 10년 만기 장기분할상환대출로 전환해줄 계획이다. 금리는 연 12∼14%로 정했고, 연체 없이 상환하면 6개월마다 0.5%포인트씩 금리를 깎아주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한식구가 된 외환은행도 서민금융지원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8일 ‘서민금융지원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TF에서는 서민금융지원 강화협의회를 구성해 서민금융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민친화적인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외환은행은 일단 가계대출 최고금리는 4%포인트, 기업대출 최고금리는 2%포인트 내렸고 각종 수수료를 폐지했으며 서민금융지원 전담창구를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금리도 인하를 검토하고 있고 이달 중으로 프리워크아웃 활성화 방안도 발표할 방침이다.

이 같은 서민지원 강화 정책에 따라 론스타 시절에는 월평균 50억 원으로 저조했던 ‘새희망홀씨대출’ 취급 실적이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되고 윤용로 행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7월 92억 원 △8월 224억 원으로 크게 늘고 있다.

○ 중소기업도 ‘상생의 길’로


하나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금융혁신 대상’을 수상한 ‘상생 패키지론’은 대기업에 물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이 대기업의 신용을 기초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한 대출상품이다. 1차 협력기업 372곳, 2차 이하 협력기업 1715곳 등 총 1조3000억 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상생협력대출’은 하나은행과 대기업이 협약을 체결해 대기업은 하나은행에 낮은 금리로 예금을 가입하고 하나은행은 이 차익분으로 협력업체의 대출금리를 감면해 주는 상품이다. 대기업 9곳과 중소기업 163곳이 총 694억 원을 예금하고 2031억 원을 빌려갔다.

담보 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동산(動産) 담보대출’을 해주고 있으며 신용보증기금에 보증료 500억 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창업자 및 소상공인들을 위해 신용보증재단에 150억 원을 특별 출연한 뒤 2000억 원 한도로 보증서 담보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중소기업을 위해 2조 원을 특별 지원하고 최대 2.25%포인트까지 금리를 감면해줄 방침이다. 태풍 피해를 본 중소기업은 대출을 1년간 연장해 주기로 했다.

외환은행도 과거 론스타 시절의 대기업 위주 대출에서 벗어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3월부터 ‘기업스마트론’을 내놓아 0.3∼0.5%포인트의 금리를 내렸고 총 1조90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5월부터는 ‘SOHO 파트너론’을 통해 자영업자들에게 최대 2억 원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

특히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업무 협약을 맺어 아프리카 지역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해 △무역보험 보증료 10% 할인 △대출금리 0.5%포인트 인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정책금융공사와 협약을 맺고 선박금융상품인 ‘외화온렌딩대출’을 취급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에 외화자금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외화온렌딩대출’ 상품도 선보였다. 신용보증기금과도 협약을 맺고 1560억 원을 보증료로 지원해 총 4000억 원의 대출을 중소기업에 지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외환銀이란 날개 달고 해외시장 공략 ▼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BNB은행 인수 협정식. 하나금융그룹 제공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BNB은행 인수 협정식. 하나금융그룹 제공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2 KEB 한마음 전진대회’에서 “2015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15%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먼저 터키 이스탄불에 국내 은행 최초로 사무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12월에는 필리핀 마닐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내년 1월에는 인도 첸나이에 지점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이라는 ‘날개’를 단 하나금융그룹의 해외사업 진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총 22개국에 102개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8개국 49개 네트워크, 외환은행은 22개국에 총 50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대투증권은 중국과 홍콩에 3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산하 2개 은행의 장점을 살리고 중국 인도네시아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동시에 진출한 국가에서는 각 은행 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전반적인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소매금융 위주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외환은행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중심으로 무역금융과 기업금융 전략을 시행해 상호 보완적으로 영업 시너지를 최대화하는 조합을 이루고 있다.

하나금융은 2015년까지 해외총자산 비중을 10%, 순이익을 15%까지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그룹 입지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 BNB은행 인수가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보유한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와 광범위한 고객 기반, 전문화된 시스템 등을 인수 은행에 접목할 예정”이라며 “현지 전문 인력을 주축으로 경영진을 구성해 현지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은 2007년 설립한 중국하나은행의 현지화와 함께 2010년 6월 지린은행 지분참여 및 외환은행 중국법인을 통해 중국 진출 전략의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하나중국은행은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면서 현지화를 모색하고 있다. 외환은행 중국법인은 톈진에서 한국 관련 기업 위주로 영업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베트남 호찌민(하나은행), 인도 첸나이(외환은행),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외환은행) 등에 지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얀마 터키 등에 대한 면밀한 시장 분석으로 새로운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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