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100%면제품 고집하듯이 길게 봐야 사업 쑥쑥 크죠

  • Array
  • 입력 2012년 8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어린이내복 전문 ‘지비스타일’ 박칠구 대표

“아이들에게 내복은 제2의 피부와 마찬가지죠.”

어린이 내복 전문 업체 지비스타일의 박칠구 대표(사진)는 성공비결을 묻자 100% 면(綿)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피부가 민감한 아이들을 위해 내복 재질에 각별히 신경 쓴다는 설명이다. 화학섬유에 비해 원가가 비싸지 않느냐고 되묻자 “‘길게 봐야 사업을 오래 할 수 있다’는 선친의 철학을 따른 것”이라고 했다.

1984년, 박 대표는 서울 동대문시장 내 6.6m²(약 2평) 남짓한 공간에서 내복 장사를 시작했다. 대구에서 20여 년간 성인내복 사업을 하던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일을 잇기를 원했다. 박 대표는 가업을 물려받은 뒤 사업을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에 서울로 가서 장사를 했다.

어린이용 내복 판매에 역량을 집중했다. 성인 제품은 대형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해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실내복처럼 내복을 입는 아이들을 보며 어린이 내복 시장의 성장을 점쳤다. 장사 8년차, 동대문에서 자리를 잡은 박 대표는 1991년 법인을 세우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어린이가 입는 내복은 크기만 작았지 특별히 어린이용이라고 할 수 없던 때”라고 말했다.

성공의 열쇠는 디자인이었다. 지비스타일은 어린 고객들을 위해 1993년 세계적 애니메이션 기업인 ‘월트디즈니’와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적중했다. 어린이들은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가 들어간 내복에 열광했다. 지비스타일은 이듬해 연 매출이 150% 가까이 성장했다.

라이선스 계약을 발판으로 성장했다는 소문이 돌자 다른 업체들이 뛰어드는 바람에 지비스타일은 1998년 월트 디즈니와의 계약 갱신에 실패했다. 사업 시작 후 최대의 위기였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됐다. 박 대표는 “라이선스 계약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체 브랜드 ‘무냐무냐’를 개발해 자생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냐무냐는 아이들이 질문할 때 쓰는 ‘뭐야’라는 말을 소리 나는 대로 표현한 것이다. 값비싼 로열티를 아껴 제조원가도 낮출 수 있었다. 디자인 개발의 끈도 놓지 않았다. 2003년에는 서울 본사에 별도의 디자인연구소를 만들었다. 전체 직원 100여 명 중 디자인 전담 직원만 28명이다.

다음 달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지사를 세우며 해외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중국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기 때문에 쉽게 정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비스타일의 올해 목표 매출은 540억 원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