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0년]키워드로 풀어본 한중 기업 20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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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거성(水到渠成)
1992년 한중 수교 때 리펑(李鵬) 당시 중국 총리는 “물이 흐르면 개천이 될 것”이라는 의미의 사자성어를 들어 양국 관계의 발전을 기원했다. 당시 중국은 한국의 수출 대상국 중 6위였으나 2004년부터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개천’이 아닌 ‘큰 강’ 수준으로 발전했다.

세계의 공장과 야반도주(夜半逃走)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은 전 세계 공산품 제조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 기업도 앞다퉈 중국에 생산기지를 만들었으나 이후 임금상승과 노동관련 제도 개선,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위기를 맞는다. 한계에 다다른 기업이 2000년대 후반 중국을 떠나면서 야반도주 사태가 이어졌다.

쩌우추취(走出去)
한국 기업 등 해외자본 유치에 공들이는 ‘인진라이(引進來)’ 정책을 고수하던 중국은 2003년 자국 기업을 밖으로 내보낸다는 의미의 ‘쩌우추취’로 산업정책을 전환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국 기업의 중국투자는 까다로워졌다. 반대로 중국 기업들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의 LCD 부문인 하이디스, 쌍용자동차 등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메이드 바이 차이나, 차이나 인사이드
중국이 생산기지를 벗어나 직접 제조(made by China)에 나서면서 한국 제조기업과의 관계가 보완에서 경쟁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중국이 최종 제품 조립뿐 아니라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철강, 화학 등 첨단 부품소재 산업에까지 나서는 ‘차이나 인사이드’ 시대가 열리며 삼성, LG, 포스코 등 한국 최고기업도 중국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한국 기업의 대중국 경쟁력이 갈수록 취약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비스 시장 개방 등을 위한 한중 FTA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농업, 중소기업 등 민감 분야가 적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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