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커머스’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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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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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자영업자들, 소셜커머스 활용한 마케팅 붐
반값쿠폰 큰 효과… “작은 회사 제품홍보에 제격”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의 상품기획자(MD)들이 올해 상반기에 잘 팔린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소셜커머스 인기 상품 중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보기 어려운 중소업체의 제품이 적지 않다. 티켓몬스터 제공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의 상품기획자(MD)들이 올해 상반기에 잘 팔린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소셜커머스 인기 상품 중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보기 어려운 중소업체의 제품이 적지 않다. 티켓몬스터 제공
올해 상반기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의 뷰티 분야 최고 인기 상품은 인터넷에서 일명 ‘악마크림’이라고 불린 제품이다. ‘라라베시’라는 이름 없는 국내 소규모 화장품 브랜드의 수분크림인데 올 4월 티켓몬스터에서 2만5500명이 6만여 개를 구입했다. 이후 엄청난 속도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 크림은 상반기에만 12만 개가 팔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라라베시 관계자는 “재고 떨이를 위해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업체도 있지만 우리는 소셜커머스에서만 한정판을 판매하는 등 적극적인 입소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이 골목상권까지 진출하면서 설자리를 잃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에게 소셜커머스가 돌파구로 각광받고 있다. 티켓몬스터는 지난해부터 이용자가 사는 지역 업체들의 할인쿠폰을 판매하는 ‘티몬나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도 이달부터 동네 음식점이나 미용실 등이 할인쿠폰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타운 11번가’라는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같은 ‘골목커머스’(골목상권+소셜커머스)를 이용해 성공한 업체가 적지 않다. 지난해 초 서울 송파구 신천역 인근에 피부관리실을 연 김은미 씨(25·여)는 개점 초반 손님 모으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피부관리실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단골 확보가 생명. 김 씨는 근처 아파트 단지의 게시판에 광고지를 붙였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길거리에서 반값 쿠폰을 나눠주기도 했지만 이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김 씨는 마지막 수단으로 소셜커머스에서 피부관리 반값 할인쿠폰을 판매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100여 명의 단골 고객이 생겼고 월 매출은 1500만 원이 늘었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골의 80%는 당시 쿠폰을 사서 매장을 찾았던 고객이다.

‘악마크림’이라 불리며 소셜커머스에서 인기를 끈 라라베시의 수분크림. 티켓몬스터 제공
‘악마크림’이라 불리며 소셜커머스에서 인기를 끈 라라베시의 수분크림. 티켓몬스터 제공
뉴질랜드 초콜릿 ‘휘태커스’를 판매하는 ‘웰푸드’도 판로를 뚫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다 작년 5월부터 소셜커머스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이틀 만에 준비한 물량 3000세트가 모두 팔렸다. 마진을 남기지 않더라도 일단 이름을 알리자는 생각으로 반값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휘태커스를 먹어본 사람이 많아지자 “맛있다”는 평가도 자연스레 늘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가 모두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10만 원짜리 서비스를 5만 원으로 할인해줄 경우 고객이 10만 원을 내도 아깝지 않다고 느껴야 다음에는 원래 금액을 내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골목커머스#소셜커머스#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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