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가 미래다]현대제철, 해양플랜트용 H형강 생산에 주력, 불황 타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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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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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최근 철강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을 H형강(形鋼)으로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1982년 3월 국내 최초로 H형강을 생산한 현대제철은 30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토대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H형강은 단면이 알파벳 ‘H’ 모양으로 생겼고 고층 건물의 기둥을 세우는 데 쓰인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 약 15조 원 중 H형강과 철근이 차지한 비중은 약 50%다.

현대제철은 특히 해양플랜트용 H형강 생산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포항공장에 급가속 냉각 설비를 도입했고, 올해 4월 인천공장에 교정설비를 늘렸다.

해양플랜트에 쓰이는 형강은 더욱 엄격한 기준에 맞춰야 한다. 심해의 낮은 온도에서도 형강이 상온에서처럼 역할을 해내기 위해선 더 강력한 강도가 필요하다.

현대제철은 형강을 상온이 아니라 급가속 냉각 설비를 통해 식히면 조직이 더욱 조밀하고 단단해진다고 설명했다. 교정설비를 새로 갖춘 것도 두꺼운 극후(極厚) H형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극후 H형강은 현대제철이 해양플랜트를 위해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든 제품이다.


극후 H형강은 일반적으로 플랜지(H형강의 양 끝 부분) 두께가 40mm 이상인 제품을 의미한다. 현대제철은 이 기준을 뛰어넘는 플랜지 두께 70mm의 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크기는 가로 498mm, 세로 432mm다. 현대제철은 해양플랜트용 극후 H형강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내진용 강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8년 중국 쓰촨(四川) 성 지진에 이어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이 연거푸 발생함에 따라 지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내진용 강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국내 건축물 680만여 동에서 내진 설계가 된 건축물은 16만4000여 동으로 약 2.4% 수준이다.

내진용 H형강은 시속 250km 이상의 바람에 견딜 수 있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4시간 이상 버틸 수 있는 내화성도 갖춰야 한다. 동시에 5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도 필요하다.

현대제철은 2005년 국내 최초 내진용 형강 ‘SHN490’을 개발했고 이듬해부터 팔기 시작했다. 제품에 붙은 숫자는 인장 강도를 의미한다. 현대제철은 SHN490 제품의 품질을 개선해 이듬해 SHN520, SHN570도 내놨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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