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열 잡아라” 20도 온도차 실험 또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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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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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청주 LG하우시스 창호기술센터 가보니

LG하우시스 청주 창호기술센터 직원들이 완성된 이중창을 만져보며 유리와 프레임을 살피고 있다. LG하우시스 제공
LG하우시스 청주 창호기술센터 직원들이 완성된 이중창을 만져보며 유리와 프레임을 살피고 있다. LG하우시스 제공
‘슈우웅∼ 슈우웅∼.’

지난달 25일 충북 청주시 LG하우시스 창호기술센터. 기밀성(氣密性) 검사 실험실에 들어서자 퀸 사이즈 침대만 한 크기의 시험장비에서 나오는 초속 5m의 바람이 가로 세로 각각 1.5m인 정사각형 이중창을 쉴 새 없이 때렸다. 유리창으로 공기가 새 나가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단열성(斷熱性) 검사도 한창이었다. 연구원들은 섭씨 20도로 설정된 고온실과 0도인 저온실 사이에 가로 세로 2m 크기의 이중창을 설치해놓고 온도 차 때문에 유리에 이슬이 맺히는지를 24시간 관찰했다. 추운 날씨에 유리창이 집 안의 온기를 얼마나 보존하는지를 검사하는 것이다.

청주 창호기술센터는 로이(Low-E) 유리, 3중 유리, 진공 유리 등 기능성 유리의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R&D)센터다. 이번 달부터 시행된 ‘창호에너지효율등급 의무표시제(창호등급제)’ 시행을 앞두고 방문한 LG하우시스에서는 전담요원 30여 명이 투입돼 창호등급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좋은 등급을 받으려면 창호의 단열성과 기밀성 검사를 거쳐야 한다. 윤영배 창호기술센터 센터장은 “창호기술센터 내의 창호성능시험소는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지정될 정도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는 전체 창호제품 중 에너지효율 1등급 모델을 10% 이상, 절반은 2등급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제로 이 회사가 만드는 고단열 시스템 이중창, 이슬 맺힘이 없고 외관 구현이 자유로운 멀티형 이중창, 다중 기밀구조 설계로 단열성을 높인 인테리어 발코니창, 알루미늄과 PVC의 강점을 조합한 알루미늄-PVC 이중창 등 네 가지 전략모델은 1등급을 받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창호등급제 시행으로 난방비 등 에너지를 아껴 국내에서 연간 168억 원, 15년간 252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도 가전제품처럼 에너지효율등급을 보고 창호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창호 제조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면적 1m² 이상의 창호 제품은 5등급 미만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 생산과 판매가 금지된다. 사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는 극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등급을 받는 데 필요한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아 울상을 짓는다. 한 중소 창호업체 관계자는 “프레임과 유리 완성창 하나를 측정하는 데만 300여만 원, 샘플제작비 운반비 설치비까지 포함하면 700여만 원의 검사 비용이 든다”며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소업체의 검사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물리적 시험 외에 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시험 방식도 인정해 줄 계획이다.

창호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리시장은 대부분 유럽 등의 수입 로이 유리를 사용하고 있어 대체수요가 많다”며 “등급제 시행으로 현재 2조 원 규모인 국내시장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 위주로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LG하우시스 창호기술센터#단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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