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 신기술 年 6만번 테스트… 500개만 살아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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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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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I/O 2012’ 앞두고 경쟁력의 비밀 공개



마치 호수 위의 백조 같았다. 구글이 26일(현지 시간) 한국 기자단을 초청해 성공 비결의 일부를 공개했다. 답은 간단했다. 세계 1위지만 그래도 구글은 가장 치열하게 움직였다.

예를 들어 이들은 세계 1위인 구글 검색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년 동안 6만 번 이상 신기술을 테스트했다. 그리고 실제 서비스에는 500가지만 반영한 채 나머지는 모두 실패를 인정하고 주저 없이 버렸다.

세계 1위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에선 발상을 바꿔 사용자가 광고를 보지 않고 건너뛰게 하는 기능을 만들었다. 모두가 광고를 안 볼 줄 알았지만 오히려 끝까지 광고를 보는 사용자가 늘었다. 이날 만난 구글의 채용과 직원 교육을 담당하는 욜란다 망골리니 이사는 “우리의 목표는 구글이 ‘박물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과거의 찬란했던 유산만 전시하는 곳이 되지 않도록 혁신을 지속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1년에 6만 번 실험

구글에 8명밖에 없는 펠로(수석연구원) 가운데 한 명인 벤 곰스 검색담당 부사장이 구글 검색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글에 8명밖에 없는 펠로(수석연구원) 가운데 한 명인 벤 곰스 검색담당 부사장이 구글 검색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구글의 연중 최대 신기술 발표 행사인 ‘구글 I/O 2012’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구글 측은 구글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과 동영상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난 벤 곰스 검색담당 부사장은 구글에 8명밖에 없는 ‘펠로’(수석연구원) 칭호를 받은 최고 기술자 가운데 한 명이다. 곰스 부사장은 구글이 검색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는 아이디어 평가 방법을 보여줬다.

그는 모든 아이디어는 정확도 평가(약 4만 회)를 거친 후 비교테스트(약 9000회)와 실제 이용률 테스트(약 7000회)까지 3단계의 관문을 넘어야만 실제 구글 검색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도 실제로 구글 검색에 반영되는 기술은 500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곰스 부사장은 “살아남는 신기술은 500개 정도지만 이것만 해도 하루 약 2회 개선이 있다는 뜻”이라며 “구글 검색은 날마다 점진적으로 나아진다”고 강조했다.

망골리니 이사는 “직원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고 기업 내 위계질서를 없앴더니 생각지도 못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했다. 실제로 구글을 겉에서 보면 사무실 곳곳에 걸린 그물 침대와 애완견과 함께 일하는 직원의 모습부터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 뒤에는 6만 번이 넘는 실패의 스트레스를 감수하는 노력이 있는 셈이다.

곰스 부사장은 또 최근 구글이 미국에서 선보인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 기능도 직접 시연했다. 검색창에서 ‘남산타워’를 검색했더니 남산타워 홈페이지와 함께 ‘남산타워 높이’, ‘서울의 명소’ 등 관련 정보들이 같이 등장했다. 국내 1위 검색엔진인 네이버도 이런 식으로 잘 정리된 종합정보를 보여줘 인기를 끈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런 일을 직원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반면 구글은 자동화된 검색 기술을 사용했다. 지식그래프는 조만간 한국어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 보기 싫은 광고 건너뛰라는 유튜브

구글과 유튜브는 자유로운 업무환경으로 유명하다. 샌브루노 유튜브 본사에서 1층과 2층을 잇는 미끄럼틀을 타고 구글 직원이 1층으로 내려오고 있다. 마운틴뷰·샌브루노=사진공동취재단
구글과 유튜브는 자유로운 업무환경으로 유명하다. 샌브루노 유튜브 본사에서 1층과 2층을 잇는 미끄럼틀을 타고 구글 직원이 1층으로 내려오고 있다. 마운틴뷰·샌브루노=사진공동취재단
구글 플렉스 북서쪽 약 40km의 샌브루노에는 구글이 인수한 세계 최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본사가 있다. 이곳에서 만난 유튜브의 시바 라자라만 제품총괄 이사는 이날 “1분에 약 8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지금 이 순간에도 유튜브로 업로드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모델. 결국 광고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유튜브는 최근 새로운 동영상 광고 기술인 ‘트루뷰’를 선보였다. 미국에서는 올해 초에 시작됐는데 한국 광고주에게는 이달 중순부터 적용됐다. 사용자가 동영상 광고를 보고 싶지 않으면 건너뛸 수 있는 기능이다. 광고주는 사용자가 광고를 30초 이상 보지 않으면 유튜브에 광고비를 내지 않는다. 말 그대로 ‘진짜로 광고를 봤을(true view)’ 때만 광고비를 내는 셈이다. 유튜브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동영상 광고를 유도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광고 클릭률을 늘릴 수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실제로 소비자가 본 광고에 대해서만 광고비를 내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마운틴뷰·샌브루노=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구글#구글 신기술#유투브#트루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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