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사고 대책 없나? 있다! 바로 ‘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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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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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5개사-수입차 16개사 조사해보니…



최근 급발진 사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급발진을 막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BOS)’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14일부터 민관합동조사반을 꾸려 급발진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국내에서 BOS가 얼마나 보급됐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1일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소속 수입차 업체 16개사의 국내 시판 차량을 조사했다.

○ 한국 BOS 적용 외국보다 10년 늦어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차를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전자식가속제어장치(ETC)’가 적용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BOS 장착을 시작했다.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업체는 전자제어장치의 상용화가 무르익은 2000년대 초 BOS 적용을 마쳤다. 반면 한국과 일본에서는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BOS 적용이 본격화된 건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급발진 추정 사고로 대규모 리콜을 한 2010년부터였다.

현대자동차는 2010년 8월 신형 아반떼 이후 단계적으로 BOS를 적용하기 시작해 현재는 전 차종에 장착한다고 밝혔다. 현재 르노삼성과 쌍용차도 전 차종에 BOS를 장착한다.

한국GM은 2008년 크루즈를 시작으로 2010년 알페온, 지난해 아베오 올란도 말리부에 BOS를 적용했지만 경차 스파크와 상용차 다마스, 라보에는 장착하지 않았다. 디젤차량의 경우 2004년 쌍용차가 BOS를 처음 적용했으나 운행 중인 국산차의 90% 이상이 가솔린차량인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BOS 적용은 독일보다 10년가량 늦은 셈이다.

일본은 닛산이 가장 앞서 2004년부터 BOS를 적용했으나 도요타는 리콜 사태 이후인 2010년 8월부터야 이를 적용했다. 혼다와 스바루는 아직 BOS를 장착하지 않고 있다.

○ “모든 차량 BOS 장착 의무화해야”

6일 대구 앞산순환도로에서 발생한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YF)의 충돌사고 블랙박스 녹화 화면. 유튜브 동영상 화면 캡처
6일 대구 앞산순환도로에서 발생한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YF)의 충돌사고 블랙박스 녹화 화면. 유튜브 동영상 화면 캡처
급발진 현상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정부와 항공우주국(NASA)의 공동 조사도 소득이 없었다. 국내에서는 국토해양부가 이달부터 민관 합동조사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규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 자동차 전문가는 자동차의 전자화를 이유로 본다. 자동차의 제어방식이 전자식으로 바뀌며 작동 오류나 주파수 간섭이 발생해 급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 대구에서 발생한 현대차 신형 쏘나타(2009년식) 추돌사고와 2010년 미국의 렉서스 ES350 추돌사고 등 급발진 추정 사고 차량 대부분은 전자제어장치를 쓰면서 BOS가 적용되지 않은 차였다.

미국 교통당국은 BOS의 효과를 인정하고 지난달부터 의무 장착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조치가 없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OS 장착은 급발진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교통당국이 이를 의무화하고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Brake Override System) ::

자동차의 전자제어장치가 가속신호와 제동신호를 동시에 보낼 때 제동신호를 우선시해 강제로 차를 세우게 하는 소프트웨어 장치.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급발진 사고#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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