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포털 ‘쉬운 열매’만 따먹다 실적 쇼크

  • Array
  • 입력 2012년 5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 1분기 모두 기대이하 실적

《 국내 인터넷 시장을 과점(寡占)하고 있는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등 3대 포털 회사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이 줄어 사업에 활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1분기 매출액이 576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617억 원으로 3.7% 줄었다고 10일 공시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1분기 매출액이 11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1억 원으로 11.3% 감소했다.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컴즈는 매출이 준 데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11.8% 줄어든 526억 원에 그쳤고 94억 원의 영업손실, 6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분기에는 51억 원의 영업이익과 2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었다.

이처럼 국내 대표 포털 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검색광고 중심의 사업구조를 바꾸지 못했다는 점에서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콘텐츠 공급업체(CP)로부터 헐값 또는 아예 무료로 콘텐츠를 공급 받은 뒤 비싼 값을 받는 광고를 붙여 수입을 올려 왔다. 그러나 더 이상 시장이 커지기 힘들어 이 같은 방식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포털 3사는 오픈마켓, 부동산 정보 사이트, 게임 등 다른 인터넷 회사들이 하던 서비스를 영역을 가리지 않고 따라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이런 신사업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NHN은 지난해 6월 무료 문자 메신저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인 카카오톡을 견제하기 위해 ‘라인’을 내놓고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 최근 다운로드 횟수가 세계적으로 3400만 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를 활용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동아일보의 단독 보도로 드러났듯이 내부 직원이 36억 원가량을 횡령하는 등 우환이 깊어지고 있다.

SK컴즈는 지난해 발생한 네이트 해킹 사건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다. SK컴즈 측은 “관계사인 SK플래닛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지금껏 구체적인 사업전략도 정하지 못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최근 일반 TV에 인터넷 서비스를 결합한 ‘스마트TV’ 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아직 이 제품으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존 강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포털 분야 전문가는 “포털 3사는 국내 검색시장을 독과점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의 규제를 받아야 하지만 이들은 ‘세계적으로 인터넷을 규제한 사례가 없다’며 반대해왔다”면서 “그러나 이런 논리가 오히려 포털의 혁신을 막은 부메랑이 됐다”고 지적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3대 포털#실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