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수입車 등록대수 4년연속 1위… ‘강남3구’ 제친 비결은?

  • Array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 작년 2만7770대 등록… 강남3구 9851대 2배 넘어

경남 창원시의 수입자동차 등록대수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서 등록한 수입차 수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수요는 서울 강남이 훨씬 많지만 등록은 창원이 으뜸인 셈이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창원시에서 등록된 수입차는 모두 2만7770대로, 작년 수입차 총 등록대수(10만5037대)의 4분의 1에 이른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 3구에서 등록된 수입차는 9851대에 그쳤다.

수입차 등록이 창원에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신차를 등록할 때 사야 하는 공채(公債)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경남은 세수 확대를 위해 2001년 공채 매입요율을 과세 표준액(신차 가격에서 부가세를 제외한 공급가·배기량 2000cc 이상 기준)의 7%로, 2010년에는 다시 5%로 낮췄다. 신차 가격 9380만 원(과세 표준액 8527만 원)인 벤츠 ‘E350’의 공채 매입 비용은 서울에서는 1705만 원(과세표준액의 20%)이지만 경남에서는 426만 원이다.

요율을 크게 낮췄지만 신차 등록이 몰린 덕에 창원의 자동차 취득·등록세 수입은 점차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3.3% 늘어난 2887억 원에 달했다. 2005년 번호판에서 지역표기를 없애는 ‘전국번호판’ 제도 시행도 수입 증가에 한몫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창원은 신차 등록창구가 4곳으로 경남에서 가장 많아 대기시간이 짧은 데다 차고지 등 관련시설도 많기 때문에 수입차 등록지로 가장 선호된다”고 말했다.

지방 원정을 통한 ‘세(稅)테크’는 대부분 리스업체 등 법인이 활용한다. 올 1∼4월 경남에 등록된 수입차 8572대 중 88%인 7563대가 법인차량이다. 등록되는 수입차는 BMW·벤츠·아우디 등 고급차가 대부분이다. 한 번에 수십, 수백 대의 차량을 등록하는 법인이 초기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정 등록’에 나서는 것이다. 개인은 실제 차량을 운행하는 주소에 신차를 등록해야 하지만, 법인 차량은 지방 등 해당 지역에 있는 지점의 주소로 신차를 등록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에서 운행되는 법인·리스 수입차 상당수가 경남에 등록된 차량”이라면서 “영업사원들은 아예 법인고객 상담 시 공채 매입 금액을 경남 기준으로 안내하는 경우도 많고 주소를 일시적으로 옮겨 혜택을 보려는 개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도 뒤따라 채권 매입기준 낮추기에 나섰다. 지난해 기준으로 부산 인천 대구 제주가 자동차 등록 관련 조례를 개정해 공채 매입요율을 5%로 조정했다. 창원시 차량등록사업소 조경우 주무관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앞다퉈 공채 매입요율 인하에 나서며 최근 창원지역 신차 등록대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역별 세수 불균형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자체들이 세수 유치 경쟁에 나서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공채 매입의 원래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수입차 판매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0% 증가한 1만668대로 집계됐다. 4월까지 누적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3만9953대로 올해 예상치인 11만 대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창원시#수입차 등록대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