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車, 수입의존도 98%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에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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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총괄 양웅철 부회장 밝혀

현대자동차그룹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던 차량용 반도체(집적회로)의 국산화에 앞장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설립한 차량용 반도체 전문업체인 현대오트론을 통해 개발하는 반도체의 생산을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외부 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현대오트론은 ‘맞춤형 설계’에 집중하고 생산은 외부에 맡겨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본보 23일자 B1면 車반도체 98% 수입하는 반도체 최강국

현대·기아자동차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23일 ‘2012 오토차이나(베이징국제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양 부회장은 “차량용 반도체는 인명(人命)과 직결되는 만큼 정보기술(IT)용 반도체와는 달리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며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지만 IT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에서는 다소 취약해 자체 설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반도체 설계는 직접 하지만 생산은 외부에 맡길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고 반도체 R&D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아이폰의 설계만 담당하고 생산은 대만의 폭스콘에 맡기는 애플의 방식과 유사하다. 양 부회장은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해 최근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인피니온이나 프리스케일 등 외국 회사의 생산경쟁력도 뛰어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인피니온 등 해외 업체를 통해 반도체를 수입해 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차량용 반도체 구입 예산이 연간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차량용 반도체 수입 의존도는 98.4%에 달한다.

양 부회장은 “(제조사가 설계한) 기존 제품을 조합해서 사용하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제품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자동차와 관련된 전자 분야에서 모든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차는 이전까지 인피니온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수년간 많은 기술을 확보했다”며 “일부는 차량용 전조등 제어시스템 등에 활용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수십 종의 반도체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현대차#차량용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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