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뉴타운-재개발 확 바꾼다]추진위-조합 없는 317곳, 주민 30% 요구땐 지구지정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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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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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추진위 구성 293곳은 조합원 과반 찬성땐 취소
주민의견 4월부터 수렴… 연말 첫 해제구역 나올 듯
기초수급자는 거주기간 짧아도 세입자용 임대 공급

30일 발표된 ‘서울시 뉴타운·정비사업 신정책 구상’에 따라 서울시내 재개발 사업은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서울시가 해제 조건을 쉽게 하고 사업 중단에 따라 조합이나 추진위원회가 볼 손실을 일정 부분 지원해준다고 밝혀 해제지역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개발을 원하는 주민도 아직 적지 않기 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다음 달 관련 조례를 입법 예고한 뒤 4월 확정할 계획이다. 많게는 전체 1300개 사업지구 중 절반가량이 해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 조합 없으면 절차는 쉽게

조합이나 추진위가 결성되기 이전 수준의 개발지역에서는 뉴타운 해제 절차가 상대적으로 쉽게 조정됐다. 317개 대상 지역 중 정비예정구역 234곳은 시장이 직권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정비구역 83곳은 구청장이 추진한다.

실태조사 기준을 마련하고 전문가의 실태조사, 사전홍보, 주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정비예정구역에서는 주변 여건을 감안해 사업 실현 가능성을 중점 점검한다. 노후도 등 구역 지정 요건이 정확한지도 다시 검토된다. 주변 아파트 시세와 거주자 실태도 조사 항목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비구역에서는 이 같은 항목 외에 추정 주민부담금과 상가 현황 및 세입자와 외지 소유자 현황도 조사 대상이다.

주민 의견을 수렴할 때는 등기로 서면 조사하는 방식과 직접 조사하는 방식이 함께 추진된다.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라 이르면 12월경 첫 해제지역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 단계 사업지역이 아직 조합이나 추진위가 결성되지 않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용한 비용이 적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해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조합 있으면 손실 보전

개발을 원하는 주민을 모아 사업을 추진하던 조합이나 추진위가 있으면 실태조사부터 다소 까다롭게 진행된다. 실태조사를 하려면 우선 토지 등 소유자 10% 이상이 요청해야 한다. 이 같은 방식을 적용받는 개발지역은 서울시내 293곳에 이른다. 조합 인가 취소 결정이 내려지려면 토지 등 소유자의 반 이상이 동의해야 된다. 이후에는 구청장이 추진위나 조합 인가를 취소한 뒤 정비구역(뉴타운) 해제를 시장에게 공식 요청하게 된다. 시장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구역 해제를 공식 결정한다.

조합이 없는 경우와 다른 점은 매몰비용 지원 여부다. 서울시는 조합이 존재할 경우 지구지정 해제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개발을 추진하면서 조합 측이 사용한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조합 등이 사용한 비용 중 어떤 항목을 지원할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선 개발 대상지역 전체의 윤곽을 그리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과정이나 공공시설 배치를 위한 설계 용역 등의 비용이 지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재개발 서민’ 보호대책 강화

이번 대책의 특징 중 하나는 그동안 법적인 보호를 받기 어려웠던 세입자와 상가세입자에 대한 보호방안이 나왔다는 점이다. 재개발지역 내 거주 기간이 짧아 임대주택 제공 대상에서 제외됐던 세입자라도 기초생활수급 자격이 있으면 임대주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인근 재개발 대상지의 빈집을 임대주택으로 내주고 이후 개발이 완료되면 기존 거주지 내 임대주택에 입주해 재정착률도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뉴타운지구만 봐도 사업이 끝나면 이전보다 거주자 가구 수가 12% 감소한다”며 “세입자용 주택은 개발 이전 70%에 이르던 것이 개발 이후 36.4%밖에 되지 않았던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이 계속 개발을 원하면 지금보다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되도록 지원한다. 기존에는 대형 아파트 위주로 설계돼 분양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앞으로는 시장 수요를 반영해 해제지역 주민들이 소형 위주로 재설계할 경우 변경 절차를 간소화해 줄 방침이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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