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나, 워런 버핏… 오직 장기투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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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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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흑룡의 해, 투자 대가들에게 길을 묻다
유럽 증권가의 우상 코스톨라니 “국제적 우량주 사 푹 묵혀라”


2012년 흑룡의 해가 밝았지만 주식시장은 아직 어둡기만 하다. 정초부터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돼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올해는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라며 고개를 젓는다. 적당한 투자 가이드를 찾기도 쉽지 않은 이때 전설적인 대가들의 투자 철학을 살펴보며 ‘투자의 기본’을 생각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럽 증권계의 전설’ 앙드레 코스톨라니,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등 대가들의 투자론을 정리했다.

○ “우량주 사고 푹 자라” 코스톨라니

1900년대 초부터 80년 가까이 유럽 증권가의 우상으로 추앙 받았던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18세에 증권투자를 시작한 이래 전 세계를 대상으로 주식과 채권, 외환, 원자재 등으로 큰돈을 벌었다. 호경기나 불경기에도, 대공황이나 심지어 전쟁이 있을 때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그는 주식투자를 산책에 비유한다. 주인이 개를 데리고 산책할 때 개는 주인과 나란히 가지 않는다. 개는 주인을 앞지르거나 뒤처지기도 하고 때로는 옆길로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개는 언제나 주인에게 돌아온다. 여기서 주인은 경제를, 개는 주식시장을 뜻한다.

때로는 이 둘이 서로 어긋나는 움직임을 보일 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와 증시는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얘기다. 다음은 그가 남긴 유명한 농담 하나. “국제적인 우량주에 해당하는 주식을 몇 종목 산 다음 약국에 가서 수면제를 사먹고 몇 년 동안 푹 자라.”

○ ‘가치 투자의 아버지’ 그레이엄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는 벤저민 그레이엄. 그는 25세 때인 1919년 이미 60만 달러(현재 가치 18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으며 주식 투자의 기본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 부채비율, 장부가치, 순이익성장률 등의 개념을 처음 소개하고 도입했다.

그는 이론가답게 자신이 세운 투자원칙에 따라 투자 대상을 압축했다. 바로 △현금흐름이 우수한 대형주 △20년 이상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 △주가가 최근 1년간 주당순이익의 20배, 7년간 평균 주당순이익의 25배를 넘지 않는 기업이다. 그는 투자방식도 제시했다. 10∼3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라는 것. 호재와 ‘테마’를 쫓기 바쁜 요즘, 그레이엄이 강조했던 원칙들을 곱씹어볼 만하다.

○ ‘성장주 투자’의 피셔

필립 피셔는 ‘성장주 투자’를 강조한다. 그가 쓴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현재 전 세계 유명 경영학석사(MBA) 과정에서 투자 교과서로 쓰이고 있을 만큼 탄탄한 투자이론을 제공하고 있다. 그가 책에서 밝힌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핵심은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크게 늘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제품과 서비스를 가지고 있느냐’이다.

또 향후 성장이 정체됐을 때 회사 매출을 유지시킬 수 있는 신제품과 신기술을 보유했는지도 기업 선택의 주요 기준이다. 영업조직과 경영진의 구성, 원가분석과 회계관리 능력 역시 투자 대상 발굴을 위한 중요한 지표. 이 중 기업의 자금 조달방법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요소로 분류하고 있다. 피셔는 항상 공부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경영진들은 투자자들이 듣길 원하는 걸 잘 알고 대비해 거의 완벽하게 답변한다”며 “대부분의 회사가 자랑스럽게 말하는 내용들은 이미 과거지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 보글

“반짝이는 게 모두 금은 아니다. 증시 호황의 과실은 개인보다 매니저가 더 챙긴다. 증시 개평꾼들의 몫을 최소화하라.”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 존 보글은 현명한 투자란 상식에 건전한 판단을 더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 유명 펀드의 이면에 어둠이 많다고 지적한다. 그가 인덱스 펀드를 만들게 된 계기도 시장을 이기지 못할 바엔 투자비용만은 최소화하자는 동기에서 나왔다.

보글은 투자자들에게도 펀드 운용이 수수료와 세금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늘 체크하라고 조언한다. 그 같은 ‘투자비용 절감의 원칙’에 맞는 상품은 단연 수수료가 싼 인덱스펀드로 상장지수펀드(ETF)가 대표적이다.

○ ‘오마하의 현인’ 버핏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단 10분도 들고 있지 마라.” 현존하는 최고의 주식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식을 살 때는 기업을 매수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내재가치를 판단하고 이후는 믿고 기다리는 게 최고의 투자법이라는 얘기다.

코카콜라 투자는 그의 장기 투자 안목을 잘 보여주는 사례. 그는 코카콜라가 해당 업종에서 확실히 경쟁력 우위에 있고 시장 확대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코카콜라 주식을 사들이는 데 1988년 6월부터 약 10개월간 총 10억2300만 달러의 자금을 퍼부었고 당시 151억 달러에 불과하던 코카콜라 시가총액은 4년 만에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코카콜라 주식의 시가총액은 1256억 달러에 이른다. 버핏이 22년간 코카콜라에 장기 투자해 벌어들인 수익만도 총 88억 달러(약 9조6800억 원)이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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