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해야 잘나간다”… 유로5 충족 디젤車 속속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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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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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환경규제 넘고… 디젤車 인기상승도 한몫
2014년 ‘유로6’ 발맞춰 업계 선제적 대응 필요

‘디젤차는 매연이 심하다’는 선입견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자동차업체가 최근 유럽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5(Euro V)’에 맞춘 디젤(경유) 차량을 잇달아 선보이면서다.

이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국내외 환경규제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유럽은 지난해 1월부터 시판되는 모든 차에 유로5 기준을 의무화했다. 이 때문에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디젤차를 유럽에 수출하려면 이 기준을 맞출 필요가 생겼다. 지난해 7월 발효한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혜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도 유로5 준수가 필요하다. 유럽 자동차 시장의 디젤차 비중은 50% 안팎이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2009년부터 유로5 준수를 권고하기 시작해 지난해부터는 이를 의무화했다. 국산 휘발유 차량은 대부분 유로5 기준을 충족시키지만 디젤 모델은 그 수가 많지 않았다. 휘발유 차량의 비중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디젤차의 개선 모델 출시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돌파하는 등 수요가 늘고 있어 이제 국산 디젤차의 유로5 충족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현대자동차는 2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베라크루즈’와 승합차량인 ‘그랜드 스타렉스’의 2012년형을 출시했다. 이들 차종의 디젤 모델은 모두 유로5 기준을 만족하는 친환경 디젤 엔진과 매연저감장치를 탑재했다. 유럽 수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디젤 차량에 부과하는 연간 10만 원 안팎의 환경개선부담금(배기량 2L·차령 5년 기준)도 면제된다. 현대차의 유로5 충족 차량은 지난해 3월 ‘투싼ix’ 1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i30’ ‘i40’와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싼타페’ 등이 추가돼 1년여 새 6종으로 늘어났다.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미니밴 ‘카니발’의 개선형을 내놓으며 유로5 충족 모델 가짓수를 늘렸다. 이전부터 유럽 수출량이 많았던 한국GM은 지난해 3월 전 차종의 유로5 달성을 마쳤다. 쌍용자동차는 현재 유로5에 맞춘 차가 SUV인 ‘코란도C’와 이달 출시 예정인 ‘코란도스포츠’뿐이지만 올해 주요 차종의 개선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디젤차에 대한 환경규제는 점차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2014년 현행 유로5보다 배기가스를 30∼50% 더 줄여야 하는 ‘유로6’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유로6 도입을 계획 중이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국산차업체의 유로5 대응은 관련 정책 시행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었다”면서 “향후 자동차 업체들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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