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정점 12년 지체…연금전망 등 바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7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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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소진 2년 단축…주택가격은 안정될 듯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 순이동 등 인구 추계의전제가 5년 전과 달라져 인구가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가 12년 밀렸다.

이 때문에 주택경기, 에너지ㆍ전력 계획,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기금, 건강보험, 국가 재정 등 통계청의 인구 추계를 바탕으로 한 장기전망치가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구 정점 도달 2018년→2030년

7일 통계청이 2010년 기준으로 작성한 인구 추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 5천216만 명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감소세로 전환한다.

5년 전에 2005년을 기준으로 한 추계보다 인구가 최대치에 도달하는 시기가 12년 늦춰졌다. 당시엔 인구가 2018년에 4천934만 명을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고 이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2050년 인구도 2005년 기준 4천234만명에서 2010년 기준 4천812만명으로 578만명이나 차이가 났다.

5년 사이 장래 인구 추계가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추계의 전제가 되는 출생률, 기대수명, 국제순이동 등이 변했기 때문이다. 인구 추계는 과거 추세가 앞으로 지속한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5년 사이 기준이 되는 과거 추세가 바뀌면 전제가 달라지고, 결국 전망치에 차이가 나게 된다.

우선 출산율이 크게 달라졌다. 2006년 추계 당시 출산율은 하락하는 추세였다. 합계출산율이 2000년 1.47에서 2005년 1.08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였다.

이후 2006년 1.12, 2007년 1.25, 2008년 1.19, 2009년 1.15, 2010년 1.23으로 개선됐다. 이른바 '쌍춘년'(2006년), '황금돼지띠'(2007년) 덕분이었다.

이번 가정에서는 이전 추계보다 2040년 합계 출산율이 0.14명 정도 더 증가할 것으로 설정했다.

기대수명 가정 역시 5년 전보다 늘었다. 이전 전망보다 실제 기대수명의 증가 속도가 더 빨랐고, 최근 남자의 기대수명이 지속적인 속도로 개선돼서다. 이번 가정에서 2050년 기대수명이 남자는 2.2세, 여자는 0.4세 더 늘었다.

가장 큰 변화는 국제순이동이다. 이는 국내로 들어온 인구와 국외로 나간 인구 차이다. 5년 전 당시엔 국내 입국자보다 출국자가 더 많았다. 따라서 향후에도 국제이동은 순유출될 것으로 가정했다.

하지만 이후 국제결혼이 증가하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실제로는 유입 인구가 더 많았다. 이번 추계에서 순유입으로의 전환을 반영해 국제순이동을 2020년 3만6천명, 2030년 3만명으로 가정했다. 5년 전엔 2020년 -2만7천명, 2030년 -2만4천명으로 추정했다.

◇인구 추계 변경으로 각종 전망치 수정 불가피

인구 추계가 달라짐에 따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정부와 각종 기관의 장기전망치가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민연금의 장기전망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기대수명과 인구구조 변화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2005년 기준 인구 추계를 바탕으로 2050년 남녀수명이 각 82.9세, 88.9세로 가정했을 때 2043년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최고 2천465조원을 기록하고 나서 급속히 감소하기 시작해 2060년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에 2050년 기대수명이 남성은 85.1세, 여성은 89.3세로 늘어나 국민연금의 적립기금 소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국민연금 수령자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생산 가능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인구인 노년부양비는 2050년 71.0명으로 5년 전 72.0명보다 낮아졌다. 돈 벌 능력이 있는 인구 대비연금을 받는 고령 인구가 상대적으로 더 적어졌다는 뜻이다.

국민연금과 비슷한 각종 연기금과 건강보험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강보험은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진료비 증가가 예상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계획, 국가 장기 재정 전망, 주택시장 등 인구를 바탕으로 한 각종 전망치도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과 관련해서는 이번 인구 추계가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인구 감소로 주택 수요가 줄어 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란 시나리오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이번 추계에서 인구 감소가 시작되는 시기가 12년 늦춰진 덕에 주택시장 수요가 당분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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