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금리 높고 안정적… 신흥국 채권 투자로 ‘길잃은 자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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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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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11개국 채권수익 높아
유럽 재정위기 여파 비켜갈 대안 부상

《출렁거리는 주식시장에 투자하자니 불안하고, 은행 예금에 넣어두자니 금리가 너무 짜고, 여윳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회사원 김모 씨(29)는 최근 자금 일부를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데다 금리수준이 높은 신흥국 채권이 투자처로 괜찮다는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와의 상담에 마음이 움직였다.》

신흥국 채권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우려 같은 대외 악재로 증시가 반복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선진국은 저성장, 저물가 시대로 접어들어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고금리 신흥국 채권 투자가 나쁘지 않다고 조언한다. 국내 채권은 안정성은 있는 반면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는 분위기여서 해외 신흥국 채권에 비해서는 우선순위가 뒤처진다.

○투자금 몰리는 ‘신흥국 채권’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 신흥 11개국의 채권 수익률은 연평균 9.38%였다. 같은 기간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덴마크 등 선진국을 포함한 글로벌 21개국의 채권 수익률 6.37%를 크게 앞질렀다. 신흥국 채권시장 가운데서도 국내 채권은 10년간 11개국 평균을 밑도는 8.52%의 수익률을 보였지만 필리핀(17.1%) 인도네시아(15.1%) 등의 채권 투자수익률은 평균을 웃돌았다.

비록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올 들어 10월 10일까지 이머징마켓 전체 채권 수익률이 4.27%로 처져 예년보다는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인도네시아(10.39%), 브라질(8.45%), 중국(7.60%) 등 여전히 고수익을 올리는 국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신흥국 채권형펀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신흥국 채권이 인기를 얻다 보니 채권가격이 올라가고(채권금리 하락) 있기 때문이다. ‘AB이머징마켓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ClassA’는 12월 2일 기준 연초 이후 5.81%의 수익률을 냈다. ‘알리안츠PIMCO이머징마켓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H)(C/A)’도 올 들어 5.90%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관점의 채권투자 필요

이처럼 신흥국 채권은 선진국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은데다 우수한 재정건전성, 풍부한 외환보유액 덕분에 안전성도 선진국 못지않다. 과거와 달리 미국 국채 등 선진국 국채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아진 것은 이미 가격이 비싸졌기(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문제는 3년이나 지난 지금도 경기 침체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선진국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럽 재정위기로 독일을 제외한 유럽 채권에 대한 불신감은 높아진 상태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이머징마켓 채권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았다”라며 “이제는 채권도 글로벌 관점에서 국내 채권시장과 다른 나라 채권시장을 비교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장기투자자들은 이제 국내 채권 투자만으로는 기대수익률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졌다”며 “해외채권 투자를 적극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기자간담회를 연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역시 내년 유망 펀드로 글로벌 채권펀드를 추천했다. 그는 “현재와 같이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채권 투자가 바람직하다”라며 “특히 신흥국 국채 투자가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환율 리스크’는 주의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신흥국 채권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신흥국 채권은 채권 자체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환율도 체크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해당국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채권에서 얻은 투자수익을 환차손으로 까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현명하다는 조언이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채권은 어디까지나 환율과 절대금리 수준을 함께 고려해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라며 “확정된 기대수익과 확정되지 않은 환율에 대한 변동성을 잘 따져 미래시점의 수익을 내다보는 자산배분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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